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2시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 회장에 대한 선고기일을 연다.
검찰은 지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8년에 추징금 5억6000여만원을 구형했다.
장 회장 측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일부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경영과정에서 생긴 일로 개인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장 회장의 범행액수가 워낙 커 일부 무죄를 입증한다고 하더라도 풀려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장 회장의 범죄 규모를 △횡령 209억원 △배임 97억원 △국외도피 50억원 △범죄수익 은닉 100억원 △상습도박 80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 회장이 2004년 회사예금을 일가 친척들의 대출 담보로 사용하고 회삿돈으로 개인 채무를 갚은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검찰 역시 집행유예 기간에 장 회장이 무자료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장 회장의 80억원대 도박 혐의의 경우 '회사일'로 포장할 수 없는 개인범행이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장 회장의 베팅내역을 담은 카지노 내부 전산자료를 증거로 채택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 반발을 고려한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 증거는 1심 판결 이후 항소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자료가 증거로 채택되면 장 회장의 해외 도박 혐의 액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