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자ㆍ시국사범 도피처…명동성당→조계사로 피신

입력 2015-11-1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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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로 피신

▲지난 4~5월 민주노총 총파업 등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오전 조계사 앞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의 수배를 받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경내로 피신하면서 조계사가 '수배자의 도피처'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명동성당으로 피신했던 시국사범 등은 2000년대 들어 조계사로 피신하고 있다.

조계종은 17일 한 위원장 문제에 대해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총무원장이 해외 출타 중이라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는 못했다. 조계종은 한 위원장에 대해 당분간 별다른 조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외곽을 경찰력으로 둘러싸고 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조계사에는 한 위원장과 같은 시국사범이 은신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명동성당으로 몰렸던 시국사범 피신처가 조계사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여기에서 나온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촛불집회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배됐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와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6명은 2008년 여름 조계사에 몸을 의탁했다. 이 전 위원장 등 6명은 그해 10월 29일 낮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조계사 밖으로 빠져나갔다.

2013년 12월에는 철도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수배됐던 박태만 당시 철도노조 수석 부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하기도 했다. 박 부위원장은 철도파업이 중단되고서 이듬해 1월 14일 스스로 조계사를 빠져나와 경찰에 자진 출석해 구속됐다.

경찰은 이따금 수배자를 검거하려고 조계사 경내 안으로 진입했지만, 그때마다 승려와 신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에 따라 2002년 발전노조 조합원 150여명을 쫓아 조계사 경내로 들어간 이후에는 진입을 시도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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