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파워콤, '하나TV' 차단 '위법' 논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에 대해 LG파워콤이 자사 가입자의 ’하나TV' 가입을 막고 있어 ‘불공정행위’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5일 하나로텔레콤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파워콤이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 대해 하나TV 가입을 막고 있어 하나로텔레콤은 전기통신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상의 ‘이용자이익저해행위’로 판단, 법률적 검토 등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파워콤이 자사 망을 임차해 사용하는 지역의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에 대해서는 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따라 망 이용대가를 받고 ‘하나TV'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는 반면, 자사 가입자에 대해서는 ’하나TV' 가입을 막고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LG파워콤이 자사 가입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하나TV 서비스를 차단하는 행위는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저해하는 행위로 보고 위법 여부 등을 검토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 서비스인 ‘하나TV'는 하나로텔레콤 가입자뿐만 아니라 KT, LG파워콤 등 초고속인터넷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LG파워콤은 자사 가입자에 대해 ’하나TV' 가입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LG파워콤 가입자가 하나TV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하나로텔레콤이나 KT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가입해야 실정이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모(26)씨는 “최근 하나TV를 신청하려고 하나로텔레콤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을 가입해야 신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하나로텔레콤이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나TV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LG파워콤 가입자라서 ‘하나TV'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현재 전체 하나TV 가입자 중 KT 가입자 1만여 명이 ‘하나TV’를 시청하고 있지만 LG파워콤 가입자의 경우 LG파워콤이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어 ‘하나TV’ 신청이 불가한 상태다.

KT의 경우 자사 가입자가 ‘하나TV' 가입할 경우 대용량의 VOD(주문형비디오) 전송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하나로텔레콤측에 별도의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하나TV'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파워콤 관계자는 “부가통신서비스를 실시하려면 통신설립업체와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나로텔레콤이 하나TV 관련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채 LG파워콤 가입자에 대해 하나TV 서비스를 차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LG파워콤 가입자의 하나TV 가입 허용에 관해서는 하나로텔레콤과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곰TV와 같은 인터넷 상의 VOD 서비스의 경우 사업자간 협정이나 망 이용대가 없이 부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인데 LG파워콤이 VOD 개념의 하나TV 서비스를 자사 가입자에 대해 이용을 막고 있는 것은 이용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그동안 LG파워콤은 관련 협의에 응하지 않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LG파워콤이 자사 망을 사용하는 하나로텔레콤 가입자에 대해서는 통신위의 시정명령에 따라 망 이용대가를 받고 ‘하나TV' 서비스를 허용하고 자사 가입자에 대해서는 ’하나TV' 가입을 막으면서 양사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LG파워콤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자사 망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 가입자 22만명에 대해 '하나TV' 서비스를 전면 차단해 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 1월 하나로텔레콤과 LG파워콤은 LG파워콤 망 임대지역의 하나로텔레콤 가입자들에게 ‘하나TV'를 서비스할 경우 망 이용대가로 가입자 1명 당 월 800원을 LG파워콤에 지불키로 합의했다.

3월 말 현재 하나TV 가입자는 40만명 정도로 하나로텔레콤은 연말까지 하나TV 가입자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