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만 교수 지적…“1·31 대책, 소비자선호 무시한 것”
최근 우리 사회의 문제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는 주택가격의 상승 원인이 정부 정책의 신뢰성 하락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최근 자유기업원 기고를 통해 “2006년 하반기의 주택가격 상승은 정부가 ‘일관성’ 있게 유지해 온 주택정책이 문제”라며 “잘못된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 바라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국민들이 정부정책을 믿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 정부는 주택가격 상승원인이 투기적 수요자들 때문이라고 믿고, 조세를 강화화면 투기적 수요자들이 물러갈 것이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믿었다”며 “그러나 조세의 자본화(tax capitalization) 현상 때문에 조세가 강화된 시점에서만 주택가격이 하락할 뿐, 추세 자체를 바꾸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가 굵직한 주택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주택공급 확대를 얘기했으나 이에 대한 ‘진정성’이 없었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 건교부 장관이 불쑥 던진 신도시 발언도 이런 정부정책의 ‘진정성’과 능력을 의심케 하기 충분한 사건이며, 국민들이 현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 의지나 능력을 믿을 수 없게 되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무주택자들이 일단 아무 집이나 사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돼 그 결과로 소외돼 있던 비 강남지역의 아파트가격 조차 급등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가장 최근에 발표된 1·31 대책에서 대해서 정책의 기본 방향은 옳게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부동산 정책의 중점을 많은 주택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서민의 주거복지 안정 ▲주택공급 확대에 대한 강력한 신호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부 계획으로 들어가면 ‘시장은 없고 거대한 정부만 존재’하는 그런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1·31 대책에 따르면 소득 5분위에서 소득 7분위의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중대형 임대주택까지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부가 의욕을 부리다 보니 지나치게 욕심을 낸 것 같다”며 “당장 나오는 비판은 그 많은 재정 부담을 누가 감당하려고 하느냐 하는 것이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의 선호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정부가 정한 주택만 공급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소비자의 선호와 관계없이 주택의 양만 채우면 주택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것 같다”며 “당국자들의 눈에는 주택의 질이 보이지 않아, 이제는 멀쩡한 택지 위에 세워진 멋없는 정부주택에 살아야 할 시대가 온 모양”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