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외환은행, “IC카드 전환은 새 주인 몫”

입력 2007-02-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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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문제로 지난해 IC카드 발급률 동종 타사에 비해 현저히 낮아

LG카드와 외환은행 등이 타사에 비해 IC카드 전환 추진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금융기관이 지난해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IC카드 발급을 연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부분 은행들이 지난해 신규 또는 재발급하는 과정에서 발급된 IC카드가 최소 78%정도에서 100%에 이르고 있는 것과 달리 외환은행은 3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부분 카드사들이 지난해 최소 60% 이상 IC카드를 발급했음에도 불구하고 LG카드는 IC카드 발급률이 채 10%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들 금융기관의 IC카드 발급 비율이 낮은 것은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LG카드의 경우 지난해 8월 신한지주에 매각됐으며, 외환은행도 대주주인 론스타에서 국민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벌이다가 지난 11월 계약을 파기한 바 있다.

주인이 바뀌면 그에 따른 정책의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고, 또 사전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업무를 추진하면 그만큼 회사의 재무제표가 나빠질 수 있다. 이에 따라 IC카드 발급에 따른 비용을 새주인에게 부담시킨 것이다.

일반 마그네티카드의 경우 제작비용이 1000원 정도에 불과한데 비해 IC카드는 이보다 2~5배 비싼 2000~5000원 정도다. IC카드를 많이 발급하면 그만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LG카드의 한 관계자는 “올 3월이면 신한지주의 자회사로 들어가게 되는 데, 이렇게 될 경우 회사의 경영전략도 신한지주에 맞춰가야 한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미리 IC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IC카드 전환은 정부의 시책에 따라 추진되는 것으로 2008년까지는 100% 모두 IC카드로 전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카드 정책이 바뀐다고 해서 IC카드 발급을 늦췄다는 것은 비용절감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들도 역시 IC카드를 통해 전자통장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IC카드 발급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금년 초 VIP급 카드 회원들에게 기술력이 앞서는 마그네틱카드를 일괄적으로 재발급했다. 그러나 이때도 IC카드로 발급하지는 않았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경우 IC카드는 기존 은행업무와 연계해서도 유용하기 때문에 전업계 카드사보다 적극적으로 발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외환은행이 이처럼 발급율이 낮은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들 회사는 매각의 절차를 거치면서 비용을 새로운 주인에게 떠넘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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