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도리포트 활성화에 나선다.
현대백화점 경영진이 시내면세점 선정 채점과 관련 자사에 대해 불리한 의견을 낸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해당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내리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본지의 문제제기에 따른 후속조치다. <관련기사 본지 지난달 25일자 1면 참조>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금융투자상품 판매운용 관행 쇄신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우선 주식시장의 건전한 리서치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정기협의체를 신설하고 매도리포트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리서치 업무 독립성 확보가 제도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기업 또는 운용사 매니저들과의 갑을관계에 따른 문화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매도의견을 내면 상장사가 주식채권 발행시 해당증권사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거나 기업탐방시 해당 증권사를 배제하는 등 상장사가 증권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금감원은 정기협의체를 통해 업계 내부에서 관행 개선을 위한 자정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증권사 스스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리서치보고서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 및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매도 의견을 내더라도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조국환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은 “현대백화점 사례에서 보듯이 리서치 문화는 풀기 어려운 과제”라며 “정당한 리서치 보고서 발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금감원이 규제로서 관여할 일 아니며 (리포트를 통해) 정당한 정보를 줌으로써 자본시장이 발전한다는 인식을 기업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