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20개월만에 전경련 회의 참석

입력 2007-01-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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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20개월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3일 “이 회장이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신년 인사차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05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 전경련은 사실상 차기 회장을 결정짓는 데 이어 다음달 9일 정기주총을 열어 공식적으로 추대할 예정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가 차기 회장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인데다 이 회장까지 직접 참석하는 만큼 회장단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들어 여러 가지 사건들이 터지다 보니 이래저래 재계가 구심점을 잃고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 회장이 모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는 만큼 심기일전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번 회장단 회의가 세간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이 회장의 입김에 따라 시계제로 상태인 전경련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지 않는 이상 강신호 회장의 연임이나 강 회장의 추천을 받는 회장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처럼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히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글로벌고객관리총책임자(CCO)를 맡아 경영전면에 나선 이상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틀을 벗어나 좀 더 큰 행보가 필요하다는 것.

지난해 대외활동을 극도로 자제했던 이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행사에 참여한 데 이어 오는 4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및 경영구상을 위한 해외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 회장의 대외활동 강화는 이 전무가 CCO의 역할을 하며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는 점도 있다.

한편 이번 전경련 회의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등이 참석하지만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은 출장과 일정상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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