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휴무에 나홀로 세일 성행…추석 연휴·기념일 행사도 독자 노선
백화점 업계의 ‘영업 공식’이 깨지고 있다. 같은 날 행사를 시작하고 같이 쉬었던 오래된 관행이 극심한 불황 탓에 사라지고 각자도생의 길을 걷는 모습이 빈번해진 것이다. 경쟁사가 쉬는 월요일을 틈타 반짝 세일로 손님을 끄는 단독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5월 사은행사(5월1~10일) 기간이 연중 고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기로 판매 및 협력사원들에게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다음날을 정기 휴무일로 정했다”며 “동업계가 18일을 정기 휴무일로 정함에 따라 단독으로 영업을 하게 돼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역센터점에서는 유명 수입의류와 잡화 브랜드 봄여름 특별전을 열어 최대 80%까지 초특가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압구정 본점 식품관에서도 인기 신선 상품 할인 판매에 나선다.
좀처럼 영업 공식을 깨지 않던 현대백화점이 정기 휴무일 영업을 택한 건 불황을 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업계는 해석한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통해 고객들의 소비 심리를 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신세계백화점도 정기 휴점일인 20일에 초특가 행사를 열었다. 경쟁 백화점들이 3~19일까지 진행한 17일간의 봄세일을 종료하고 20일 정기휴점을 한 것과 달리 신세계는 3~12일까지 열흘만 세일을 진행하고 13일에 미리 휴점하는 전략을 택한 것.
효과는 만족스러웠다. 홍정표 신세계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올해 봄 세일 기간을 7일 줄였지만 이 기간 실적이 전년 대비 1.3% 오르고 세일 이후 실적도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달 롯데백화점도 정기휴무일인 20일 백화점 문들 닫긴 했지만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롯데아이몰·엘롯데몰에서 다양한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사이버먼데이’ 행사로 세일을 이어갔다.
명절과 기념일에 따라 탄력적으로 휴점 전략을 짜는 현상도 나타났다. 소비심리가 바닥권을 기고 있던 지난해부터 백화점들의 나홀로 영업이 두드러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9월 추석 명절 연휴 휴점일 운영을 롯데·현대와 다르게 짰다. 추석 전날과 당일 이틀을 쉰 것이다. 명절 당일과 다음 날 쉬는 게 백화점 업계가 깨지 않던 오랜 관행이었지만 고객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운영 방식을 바꿨다. 명절 당일 귀성하거나 모든 집안 일을 마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명절 후 매출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
롯데백화점은 금요일부터 시작했던 세일 관행을 작년 10월에는 중국 국경절 스케줄에 맞춰 수요일부터 세일 기간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