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소폭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함께 ‘사자’에 나섰지만 기관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규모의 ‘매물폭탄’을 쏟아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39포인트(0.02%) 하락한 2058.8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2060선을 넘나들며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오후 들어 조정폭이 커지면서 밀려나 2050대 후반 부근에서 자리를 잡았다.
지수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기관이다. 기관은 이날 2634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달 11일(3547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매도물량을 쏟아낸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은행과 사모펀드 정도를 제외한 모든 기관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투신이 1663억원어치를 팔았다. 지수가 장기저항선을 건드리자 ‘펀드환매’ 압력이 커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날까지 자금을 집행하며 지수를 밀어올렸던 연기금이 매도우위로 전환한 것도 지수의 상승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그나마 지수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데에는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의 덕이 컸다. 외국인은 이날 622억원을 사들였고 개인은 1915억원을 사들였다. 증시에서 개인의 거래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개인이 지수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로 4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등락이 엇갈렸다. 의약품이 2.25%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고 증권업종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화학, 기계, 전기전자, 운수창고, 보험, 서비스업 등도 함께 올랐다. 반면 건설업, 철강금속, 통신업 등은 최근 상승세에 따른 조정압력을 겪었다. 이밖에 섬유의복, 운송장비, 전기가스, 금융업, 은행 등도 함께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에는 하락세를 보인 종목이 더 많았다. 현대모비스(-3.12%)가 가장 많이 떨어졌고 SK텔레콤도 2%가량 하락했다. 또 SK하이닉스, 한국전력, POSCO, 삼성에스디에스, 아모레퍼시피, 제일모직, 신한지주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차, NAVER, 삼성생명, 기아차 등은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