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시장' 조망 주상복합 판 친다
최근 도심 재개발 붐이 불고 있는 중구 회현동과 남대문로 일대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연말부터 대거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주상복합 단지들 대부분은 '남산 조망'을 기본 컨셉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기실 남산 조망 효과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여 과장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들 단지들이 내세우는 것은 대부분 주변 환경보다는 아직 정답이 없는 조망권. 이에 따라 청약자 입장에선 가일층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SK건설은 신세계 백화점과 남대문 시장 맞은 편에 '리더스 뷰 남산' 230세대를 분양한다. 하지만 리더스뷰 남산의 경우 남산조망이 되는 단지 남측으로는 재개발 사업이 이제 갓 시작될 예정이라 조망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바로 맞은 편에는 국내 재래시장 중 1위 규모를 차지하는 남대문시장이 있어 번잡한 주거환경이 예상된다.
특히 남대문시장은 세벽에도 지방 상인들이 버스를 대절해 상품을 사러오는 이른바 '새벽시장'이 활성화돼 있어 SK건설이 내세우는 고급형 주거지역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는 곳이다.
이밖에도 리더스뷰 남산은 회현고가차도와 마주하고 있어 밤낮 없는 교통 소음도 예상되는 곳.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더스뷰 남산은 한강 조망을 강조하고 분양에 나섰지만 기실 한강 조망 보다는 남대문시장 조망이 더 잘 될 것"이라며 "SK건설이 40~60평형대 등 중대형 평형을 공급할 예정에 있지만 번잡한 주거환경과 재래시장 특유의 소음 및 악취로 인해 고급 주거환경으로 적절치 못하다"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남대문로5가에 짓는 트라팰리스는 그나마 사정은 나은 편. 이 주상복합은 소월길 자락에 위치해 있어 그런데로 한강조망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곳 역시 대규모 소음을 유발하는 서울역과 경부선 철로가 남산공원보다 더 가까운 상황이라 삼성건설이 주장하는 고품격 주거 시설과는 별다른 상관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입주한 트라팰리스 예정지 인근 B건설사가 지은 M주상복합의 경우 용산역 일대 개발 효과에 편승해 열악한 주거환경에도 불구 높은 가격상승세를 보인 바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33평형은 연간 33%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47, 51평형의 경우 20%대의 상승세의 그쳐 중대형평형이 중소형평형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다는 부동산시장의 속성 마저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태. 이 아파트는248가구로 트라팰리스보다 오히려 100가구 가량 더 큰 규모다.
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던 시절 도심 내 고급 주택을 표방하며 분양한 I건설사의 B아파트도 당시 평당 1340만원 선의 '배짱분양가'를 내세웠지만 분양 후 3년이 넘어가는 지금 이 아파트는 그저 그런 아파트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삼성건설은 1km 밖에 있는 민족공원도 일부 층에 한해 조망이 된다는 점에 착안, 민족공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선전을 뿌리고 있다.
더욱이 이들 주상복합 아파트는 현재 예상되는 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라 "'상품'가격보다는 '광고'값이 더 나온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회현동 등 남산 주변 주상복합의 경우 사실 고급 주거상품으로서의 장점은 약하다"며 "그럼에도 업체들이 분양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대형평형을 공급하기 위해 짓지도 않은 아파트의 조망권 홍보에 열을 올리는 만큼 수요자들로서도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