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壽山富海(수산부해)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큰 부자 되기를

입력 201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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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壽山富海

입춘첩에는 수산부해(壽山富海)라는 말도 많이 쓴다.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큰 부를 이룩하라는 축원이다.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를 줄인 말이다. 오래 사는 것 열 가지, 즉 십장생은 해·산·물·돌·소나무 ·달(또는 구름)·불로초·거북·학·사슴을 말한다. 바다는 들어 있지 않지만 물이 곧 바다 아닌가?

수와 부는 당연히 인간의 오복에 들어간다. <서경>이 꼽은 인생의 바람직한 조건 다섯 가지는 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이다. 유호덕은 덕을 좋아하며 즐겨 선행을 하는 것이고, 고종명은 제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이다. 그러나 <통속편(通俗編)>이라는 책에는 수·부귀·강녕·자손중다(子孫衆多)로 돼 있다. 자손중다는 후손이 많다는 말이다.

오복 중 수와 강녕은 사실 같은 뜻일 텐데도 따로 내세운 것은 오래 살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수와 부를 한 단어로 만든 수부라는 말도 있다.

중국에서는 수산부해보다 수산복해(壽山福海)를 더 많이 쓴다. 수명은 산처럼 높고 복은 바다만큼 깊게[壽如山高 福似海深] 받으라는 뜻인데, 부보다 복이 더 큰 개념인 것 같다. 명 태조 때의 재상 유백온(劉伯溫)이 ‘수비남산 복여동해(壽比南山 福如東海)’라고 한 뒤부터는 이 말도 많이 쓰이고 있다. 왜 동해일까? 우리 쪽에서 보면 서해인데, 중국의 지형상 동쪽으로 물이 흐르게 돼 있기 때문이다.

시경 소아(小雅)편에는 여남산지수(如南山之壽), 남산의 목숨처럼 이지러지지도 무너지지도 않는다는 대목이 있다. 남산은 오악(五嶽) 중 하나인 후난(湖南)성의 형산(衡山)을 가리킨다. 높이 1265m.

중국에는 수산복해 양로원, 수산복해 노년아파트, 수산복해 병원 등이 많다. 십장생도와 비슷한 수산복해도 그림도 많이 볼 수 있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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