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LG상사, 범한판토스 물류 부문만 인수한다

입력 2015-0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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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상사가 범한판토스의 물류 부문만 인수하기로 했다.

LG그룹은 그동안 그룹 내 물류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구본무 회장의 친척이 대주주로 있는 범한판토스 인수를 추진해왔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레드캡투어의 최대주주인 범한판토스는 지난 13일 시간 외 거래를 통해 보유 중이던 레드캡투어 지분 308만9266주(35.96%)를 주당 3만1000원에 조원희 범한판토스 회장에게 넘겼다. 이로써 현재 2대 주주인 구본호씨가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범한판토스는 1977년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정회씨 일가가 세운 물류회사다. 현재 구정회씨의 셋째 며느리 조원희 회장(50.86%)과 그 아들 구본호씨(46.14%)가 총 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인 것으로 보인다.

조원희→ 범한판토스→레드캡투어 지분 구조에서 범한판토스가 보유한 레드캡투어 지분을 조 회장에게 넘김으로써 범한판토스 인수에 레드캡투어를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초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 추진 사실이 시장에 알려졌을 때 구 회장 및 아들인 구본호씨는 여행업계 7위인 레드캡투어의 경영권마저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레드캡투어 지분변동으로 봐서는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에 레드캡투어가 빠진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에 상사업체 중 SK네트웍스가 렌터카 사업도 하고 있어 LG가 렌터카사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번 지분변동으로 그런 이슈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LG상사입장에서는 당초 인수 목적을 물류비지니스에 두고 있어 렌터가 업체인 레드캡투어는 제외된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이 이례적으로 방계기업이 펼치던 사업 인수에 나선 것은 해외 3자 물류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범한판토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상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자원개발 사업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해운 및 항공 화물 운송업, 창고보관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범한판토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그룹의 물량이 전체 물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약 1000억원의 물류비를 지출하고 있는 LG상사로서는 물류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상사가 범한판토스 인수로 최소 600억원 내외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물류 사업가치 증대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트레이딩 화물 물류량의 내재화, LG그룹 물량 증가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 2조 417억원, 영업이익 592억원을 기록한 ‘알짜기업’이다. 재무구조도 건실해 순차입금이 332억원, 순부채비율은 13.3%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범한판토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금액은 총 9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레드캡투어 지분 가치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는 자원개발 영역의 투자지연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5645억원에 달해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LG상사 관계자는 “레드캡투어 대주주 지분이 이동한 것의 배경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없다”라며 “범한판토스 인수건은 현재 세부적인 조건을 협의하는 중인 단계이며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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