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인증 송부서비스 ‘무용지물’

입력 2006-10-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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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하락 없이 신용조회 가능 불구, 금융기관 자체 조회만 인정 문제

자영업자인 정 모씨는 최근 대출을 받을 일이 생겼다. 정 씨는 이왕이면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기 위해 여러 은행과 저축은행 등을 방문해 상담을 받을 계획이지만, 문제는 여러 곳에서 대출상담을 받으면 정 씨의 신용조회를 하게 돼 자신의 신용도가 떨어질 것이 우려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일정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정 씨의 신용도에는 아무런 영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신용도에 대한 부담 없이 여러 곳에서 대출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정 씨의 오판이었다.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를 이용했음에도 불구, 은행 등에서 자체적으로 또 신용조사를 한 것이다. 결국 정 씨는 송부서비스 이용 비용은 비용대로 들어가고, 신용도는 떨어지는 이중의 피해를 본 것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정보 등 개인신용평가회사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신용도를 체크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신용정보를 은행 등에서 대출 때 사용하도록 하는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는 본인(신용정보주체) 확인 및 동의에 의하여 본인의 신용인증서를 이를 이용하는 업체에게 송부하는 것으로 본인의 신용정보 및 신용평점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본인의 신용도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대출 상담만을 하는 경우에도 금융기관은 개인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밖에 없고, 또 이로 인해 조회 기록이 남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신용조회를 하게 되면 개인 신용등급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은행 등에서는 여러 곳에서 단기간에 신용조회 기록이 많으면 자체적으로 신용도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도 금융기관에서 직접 조회하는 정보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이용해 대출상담을 받으면 신용조회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신용도 하락이 없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또 대출 고객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이와 별도로 신용조회를 실시하고 있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어떤 경우에도 자체적인 신용조회 없이 대출상담이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신용평가회사들도 신용도 하락 없는 대출 상담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금융기관에서 이 서비스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인증 송부서비스가 금융기관에서 조회하는 신용서비스와 큰 차이는 없다”며 “하지만 이 서비스에 대한 홍보가 없어서 이 서비스 이용도가 미미하며, 금융기관에서도 이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알아도 자체적인 조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신용평가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출상담 등에서는 전혀 활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 서비스’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정보가 금융기관에서 조회하는 서비스와 같다는 것은 금감원에서 인정하고 있다.

금감원에서 후원해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이 참여한 서민맞춤대출상품서비스(한국이지론)는 신용조회 후 대출을 신청하지 않으면 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역시 본인이 신용평가회사에 신용을 조회하는 방식인 신용인증 송부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개인 신용정보 관리 및 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에서 금융기관들이 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홍보와 함께 이 서비스의 비용도 낮춰 이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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