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대한항공, S-Oil 지분매각 지연…자금난 오나

입력 2014-10-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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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방안의 핵심 열쇠로 여겨지는 대한항공의 S-Oil 지분 매각이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매수자인 아람코 측이 대한항공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 보유 지분이 총 63.4%로 독과점과 관련된 인허가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매각이 언제 성사될지도 미지수다. 설상가상으로 연초 7만원대였던 S-Oil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겨우 4만원대에 그치고 있는 점도 변수로 떠올랐다. 아람코 측이 인허가를 핑계로 재협상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S-Oi 지분매각을 발표한 건 지난 7월 초였다. 당시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에너지는 보유 중인 S-Oil 지분 전량(3198만3586주, 지분율 28.4%)을 1조9830억원에 매각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하였다고 밝혔다. 매수주체는 S-Oil의 현재 최대주주인 Aramco Overseas Company B.V.이다.

한진그룹은 지분 매각대금으로 1조1000억원의 한진에너지 부채를 상환하고 예상 법인세 500억원을 제외한 8400억원의 현금이 대한항공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분매각은 지난 12월 발표한 한진그룹 유동성 확보 방안 중 핵심으로 부채만 15조원에 달하는 한진그룹의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줄 이벤트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분 매각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한진그룹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진에너지는 지난 8월 정정공시를 통해 처분 예정일자를 8월27일에서 ‘관계 당국의 인허가 완료 후 즉시’라고 바꿨다. 또 “일부 관계당국의 관련 규정상 주권양도 및 대금지급 등의 거래완료 전 인허가 신청 및 승인 취득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람코 측이 S-Oi 지분을 매수하면 총지분율이 60%를 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아람코가 사업을 하는 국가들에 대해 공정경쟁 신고를 해야 하며,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신고를 해야 하는 국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 아람코가 국제적인 M&A를 할 때는 그 회사의 사업 활동과 관계된 나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S-Oil주가는 끝 모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분 매각이 늦어지는 것이 관련 인허가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항공이 아람코에 지분을 매각한 가격은 주당 6만2000원이다. 계약 당시 5만6000원을 오르내리던 주가에 프리미엄을 얹어 결정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만에 주가가 최저치를 거듭 경신하며 지난 30일 3만7500원까지 내려앉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자체가 그 쪽에서는 중요한 문제일 수는 있지만 S-Oi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허가 절차를 이유로 (아람코 측에서) 매입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당 6만원대에 샀는데 현재 주가로 봤을 때 50%를 더 주고 사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기대했던 현금 유입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호텔사업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어 대한항공의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총 73층 규모의 LA월셔그랜드호텔은 12억달러(약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녀인 조현아 한진그룹 총괄 부사장 겸 칼호텔네트워크 대표가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을 통해 호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호텔 사업에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1069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한 데 이어 IBK기업은행 주관으로 대출로 5억2000만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 9월 1일까지 자금 조달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대한항공의 기존 차입금이 워낙 많아 투자자 모집이 늦춰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S-Oil 지분 매각으로 인한 현금유입으로 한진해운 지원 관련 소요자금 충당과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대규모 항공기 도입과 사업다각화(미국 소재 윌셔그랜드 호텔 재건축 등)를 위한 투자 등에 따른 자금수요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크게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의 지난 6월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696.9%, 한진그룹의 주력 3개사인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 등 합산기준 순차입금은 19조994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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