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캠리’부터 8세대 ‘파사트’까지 韓 공세… 차도 안심 못한다

입력 2014-10-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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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0%대까지 무난하게 상승할 겁니다. 국내 업체들은 이를 대응하기 위한 대책을 고심해야겠죠.”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수입차의 국내 판매 추이를 이 같이 진단했다. 산업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수입차의 한국 시장점유율 한계를 10% 중반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20%대를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을 전면 수정했다. 국내 산업 관련 연구소들도 성장을 예단하기 힘들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의 성장률이 가파르다는 얘기다.

◇국내 판매성장률 25%… 수입차 진격 어디까지= 수입차는 올해 1~9월 국내에서 14만584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5.6% 판매량이 늘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수입차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말부터 내년은 수입차의 공세가 더욱 거셀 전망이다. 한국토요타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신형 ‘캠리’를 이달 20일부터 사전예약을 실시한다. 신형 캠리는 최저 가격이 2000만원 후반대에 책정될 가능성도 있어 현대차의 ‘LF쏘나타’와 ‘그랜저’와 전면적인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한국토요타는 최근 서울 잠실의 제2롯데월드에 876㎡(약 265평) 규모의 대규모 브랜드 체험관을 개장했다. 예전과 달라진 한국 시장 위상을 인지, 공략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는 얘기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차 업체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과점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담보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의 달라진 행보는 향후 한국 내수 시장을 빠르게 바꿀 수도 있다.

토요타 외에도 한국 시장 출시를 대기하고 있는 수입차는 많다. 폭스바겐의 대표 중형세단 8세대 ‘파사트’는 최근 유럽에 출시된 데 이어 내년에는 한국 시장에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8새대 파사트는 성능은 물론 가격적인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베스트셀링카 등극은 충분하다.

◇안방서 후진하는 현대기아차= 수입차의 폭발적인 성장에 밀려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연간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09년 76.8%였으나 2012년 74.6%, 2013년 71.4%로 낮아졌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점유율은 69.6%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70%선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 세계 영토확장을 위해 진군했던 현대기아차가 안방에서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브랜드의 거센 반격에 직면하고 있다. 토요타, 혼다 등의 일본업체들은 최근 엔저(엔화 약세)를 활용해 해외에서 판매 가격을 낮췄다. 미국에 먼저 출시된 신형 캠리는 2만2970~3만1370달러(약 2396만~3272만원)에 출시돼 현대차의 LF쏘나타의 판매를 위협하고 있다. LF쏘나타의 미국 판매 가격은 2만1150~2만8575달러(약 2206만~2980만원)로 캠리보다는 저렴하다. 하지만 주력 판매 모델의 경우 캠리와 가격 변별성이 없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에서의 가격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차 출시로 시장 수성 나선다= 물론 국내 업체들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수입차의 국내 시장 잠식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를 출시한데 내년에는 신형 ‘아반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70%대를 회복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대량 생산하는 볼륨 모델 이외에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올해 국내에서 9월까지 9768대가 판매돼 1만대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을 만큼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 공장을 세우는 글로벌 전략은 높이 평가된다”며 “이를 강화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낮아지는 생산성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상황”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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