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갚지 못한 국채 10년새 6배 늘어…재정건전성 훼손

입력 2014-10-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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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갚아야할 적자국채 국민 1인당 부담액 65만원

정부가 세입 부족분을 메우려고 발행하는 적자보전 국채(적자국채)의 잔액이 10년 새 6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경환 경제팀이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서면서 내년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적자국채 규모만 33조원에 달해 국민 1인당 65만원을 부담하는 셈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정부는 적자국채 발행액이 2017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성장률 예측 실패로 만성적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국채발(發)’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박원석 정의당 의원 등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까지 적자국채 발행액은 24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신규 발행액 24조5000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가 갚지 못한 국채는 지난 10년간 매년 불어나는 추세다. 지난달말 기준 적자국채 발행 잔액은 197조2000억원으로, 2004년 31조9000억원에 비해 6배 이상 껑충 뛰었다. ‘2014~2018년 국가채무관리계획’을 보면 올해 적자국채 잔액은 200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서고, 2015년 233조7000억원, 2006년 271조3000억원, 2017년 302조4000억원, 2018년 325조9000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적자국채 순발행 규모는 올해 27조7000억원, 2015년 33조1000억원, 2016년 37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다가 2017년 31조1000억원, 2018년 23조5000억원으로 차츰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세수가 정부 예상만큼 걷히지 못하면 적자보전 규모도 정부 예측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기재부가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매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세수결손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평균 2.2%포인트 빗나가면서 세수예측치와 실적치는 평균 4조7000억원의 차이가 났다.

당장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잡고 세수목표를 짰지만 내수침체 등으로 실제 성장률은 3%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돼 내년 예상 적자국채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자국채는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 대기업 조세감면 혜택을 줄이는 등 부족한 세수부터 늘리는 근본적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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