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겸임교수

글로벌 첨단산업 전문 시장조사업체(ICV TAnK·캐나다)가 공개한 글로벌 미래 산업 경쟁력 지수 보고서(2024년)에 의하면 10년 전만 해도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뜨는 업종’마다 최강 기업 리스트에 한국이 빠지지 않았는데 최신 리포트에는 8개 분야별 상위 10위에 든 기업 80개 중 단 두 곳뿐이다.
산업계에서는 대한민국의 첨단산업 경쟁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정부와 기업,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한국형 AI 기반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짜야 한다고 아우성친다.
아쉽게도 생성형 AI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긴 힘든 상황이다. 글로벌 대형기업이 이미 선점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형 미래산업을 위한 성과지향 인공지능 전략의 최적화가 절실하다. 이는 AI와 산업 도메인 지식을 합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까닭은 AI와 산업 도메인의 결합은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산업별 AI가 새로운 탈출구로 작용할 수 있도록 기업별 산업별 더 나아가 개인화 경험 경제 시대의 경제활동 주권에 걸맞게 소버린 AI와 에이전틱(Agentic) AI를 융·통합시켜야 한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미국에 비해 원천기술은 부족하지만, 산업 AI, 즉 AI 기반 첨단산업 육성 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높기 때문이다. 대만의 TSMC를 생각해 보자. TSMC가 설계 능력 없이 제조 능력만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내는 것처럼 제조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전틱 AI는 AI 기술이 이룬 또 하나의 중요한 혁신이다.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 시대가 도래했듯이 인공지능의 기술 수준도 생성형 AI 챗GPT를 넘어 에이전트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고 있다. 챗GPT와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이 사용자의 프롬프트 입력에 따라 콘텐츠와 답변을 생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행동하여 설정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 변화에 실시간으로 적응하여 스스로 학습하고, 반복적인 피드백을 통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데이터 흐름에 따라 모델이 진화하는 적응형 AI(Adaptive AI)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에이전틱 AI 기술은 AI가 제공할 기능과 가능성을 재정의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혁신하는 뉴노멀 패러다임이다.
미래 산업계에 미칠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업무량을 줄여가는 것을 넘어, 인간이 본질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해 조직은 AI에 적응하는 방식이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단순 반복, 정보 탐색, 계획 수립, 초기 실행 등 시간 소모적인 부분은 AI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인간은 통찰력을 더해 최종적인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또한 AI는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계획을 세우지만, 진정한 혁신과 파괴적인 아이디어는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에서 나온다. 고객과 깊은 유대 관계 형성, 팀원 간의 협력과 동기 부여 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적 영역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에이전틱 AI 도입은 더 이상 기술 도입의 문제가 아니다. 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해서는 조직 전체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수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이전틱 인공지능은 단순한 챗봇을 넘어 조직의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 기술이다.
에이전틱 AI를 도입하기 전에 기업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조직은 AI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AI 도입으로 조직 내 협업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AI 시스템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와 책임 체계는 갖춰져 있는가.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직원과 고객의 경험은 충분히 고려되어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통해 기업은 에이전틱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