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니 ‘천식’ 환자는 급증 [e건강~쏙]

입력 2024-05-07 09:57수정 2024-05-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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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고령 천식 환자, 2018년 환자 수 추월

(출처=세계천식기구 홈페이지)

오늘(7일)은 세계천식기구(Global Initiative for Asthma, GINA)가 정한 ‘세계 천식의 날(World Asthma Day, WAD)’이다. 1993년 세게보건기구(WHO) 협력 단체로 설립된 세계천식기구는 천식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설립됐다. 지난 1998년부터 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을 천식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세계 천식의 날 주제는 ‘천식 교육에 힘을 싣다(Asthma Education Empowers)’이다. 세계천식기구는 올해 천식 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 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적절한 교육 제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 끝, ‘천식’ 환자 급증

코로나19 기간 주춤하던 국내 천식 환자의 수가 증가세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상황에 마스크 착용 해제 등 모든 방역 조치가 풀렸고, 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영향에 감염 질환이 늘면서 천식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환경성 질환 ‘천식’의 국내 진료인원(입원·외래)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크게 감소했다. 통계를 보면 국내 천식 환자 수는 2018년 144만3246명, 2019년 137만3925명에서 2020년 코로나19 발생 후 92만6464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어 2021년 67만8150명 크게 즐어든 후, 방역이 다소 완화된 2022년 85만855명으로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엔데믹 기간인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천식 환자 수는 157만8990명으로 2018년 1년 전체 환자 수보다 많아 천식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인 천식 환자 증가세도 눈에 띈다. 50대에서 80세까지 중년과 고령층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45% 가까이 늘었다. 남녀 모두 60대 이상 고령의 경우에는 23년 8월까지 환자 수가 이미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8년 환자 수를 추월했다.

문제는 성인 천식의 경우 증상이 길게 지속되고, 폐 기능 감소는 빠르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소아 천식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상을 조절하고 폐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점검과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쌕쌕거리는 숨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 기침 증상 주목

일반적으로 천식은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천명, 가슴 답답함 등을 주로 호소하는 만성 기도 질환이다.

천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이다. 이 네 가지 전형적인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이른 아침이나 밤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면 천식을 의심한다.

안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 증상은 감기나 운동, 날씨 변화, 알레르겐 및 자극적 물질에 노출될 때 더욱 심해지며, 호흡곤란과 함께 기침과 가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며 “드물게는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 없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침만 하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주로 밤이나 새벽에 심하여 잠을 못 이루거나 자다 깨는 등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들이마시는 약, ‘흡입제’ 효과 좋고 부작용 적어

천식은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시험 등을 통해 기도 과민성 혹은 기도 염증 등을 평가하여 진단한다. 성인 천식의 치료 목표는 환자가 천식 조절 상태에 도달하고, 최소한의 약물로 천식 조절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안진 교수는 “치료는 경구형 치료제와 흡입제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약물은 흡입제”라고 말했다.

흡입제는 먹는 약이 아니라 들이마시는 약으로, 호흡을 통해 기관지로 직접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게 된다.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연고를 바르는 것처럼 기관지 염증에 약을 직접 뿌려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직접 약을 뿌려주는 만큼 경구형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좋으며, 전신 부작용도 적다.

성인 천식 환자에서 주로 사용하는 흡입제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기도 내 염증을 조절하는 흡입 스테로이드제와 기도를 확장하는 기관지확장제인 베타2항진제다. 베타2항진제는 수십 초 내 증상을 개선하는 속효성 제제(벤톨린)와 수분, 내 증상이 개선되나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지속성 제제가 있으며 이외에 류코트리엔 조절제, 테오필린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안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의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 금연과 더불어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고, 미세먼지, 황사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

생물학적 제제로 중증 난치성 천식 치료

일반적인 천식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빈번한 급성 악화가 발생하는 중증 난치성 천식 환자 경우에는 맞춤형 치료제, 즉 생물학적 제제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항 IgE 항체(omalizumab)은 혈액 내 순환하는 알레르기성 면역 항체인 IgE와 결합하여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로 폐 기능이 감소해 있고 급성 천식 악화가 자주 일어나는 아토피성 천식 환자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후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에 사용되는 항 인터루킨-5 항체(mepolizumab, reslizumab, benralizumab)와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되었거나 급성 악화가 반복되는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인 항 인터루킨-4 항체(dupilumab)가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는 현재 조건이 맞는 환자에게만 투약할 수 있으며 비용적인 문제가 있지만, 치료 효과가 좋아 앞으로의 중증 천식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안진 교수는 “천식의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며 “금연과 더불어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고, 미세먼지, 황사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규칙적인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이 좋은데, 다만 실외 공기에 노출이 많은 조깅이나 축구, 자전거 타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식 환자는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감기 등 감염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하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안진 교수는 “독감 및 폐렴구균을 접종하는 것도 좋다. 대기오염이 심한 날은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써 공기를 직접 흡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과체중 환자라면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천식 예방·관리 7대 생활 수칙(자료=대한의학회, 질병관리청)

△실내는 청결하게 유지, 대기오염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천식 원인 및 악화 요인을 검사로 확인한 후 회피합니다.

△금연하고, 간접흡연도 최대한 피합니다.

△감기 예방을 위해 손을 잘 씻고,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철저히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정상체중을 유지합니다.

△치료는 의사 지시에 따라 시행하고, 악화 시 대처 방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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