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업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속도전

입력 2020-03-17 10:58수정 2020-03-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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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리제네론,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케브자라’의 코로나19 임상시험 시작…백신 후보들도 속속 시험 들어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애틀랜타 연구소에서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다. 애틀랜타/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사람들의 공포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계가 코로나19를 잠재울 유일한 해법으로 꼽히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제약이 조만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양사는 4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케브자라(Kevzara)로 불리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를 투약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는 성인을 치료하도록 승인된 케브자라가 코로나19 치료에도 쓰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약물이 인터루킨-6(IL-6) 수용체의 작용경로를 저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IL-6는 류머티스 관절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데, 중증이나 위중한 상태의 코로나19 환자들의 폐에서도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을 주도할 리제네론은 미국 내 코로나19 진원지 중 하나인 뉴욕 의료센터를 시작으로 16개 지역에서 환자 등록을 즉시 시작한다. 사노피는 앞으로 수 주간 이탈리아 등 가장 큰 타격을 본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시험에 나서게 된다.

제약업계의 백신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노피는 치료제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리제네론도 코로나19 예방과 치료를 위한 항체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기업과 연구자들이 35종의 백신 후보를 개발 중에 있으며 40개사 이상이 의약품과 진단기기, 백신 등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에서 400건 정도의 코로나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가 자금을 지원하고 바이오 스타트업 모더나(Moderna)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도 이날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 중 하나인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첫 번째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증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이번 임상시험은 기록적으로 신속한 속도로 시작됐다”며 “첫 번째 테스트의 주요 목적은 이 백신이 안전한지 확인하는 것이고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밝히는 다음 시험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1.5세 조셉 김(한국명 김종) 박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미국 이노비아제약도 펜실베이니아대(유펜)와 손잡고 다음 달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문제는 시간과 자금이다.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에는 별다른 문제가 터지지 않더라도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 상용화하기까지 12~18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 개발은 물론 임상시험 등 전 과정에 막대한 돈이 들어가 최근 실적악화로 고전하는 제약업계에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비용 대비 효과도 문제다. 기껏 개발해 출시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잦아들면 지금껏 들인 노력이 허사로 끝난다. 다음에 새로운 변종이 나타나도 마찬가지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가 17년 전 일어났지만, 아직 그에 대한 뚜렷한 백신이 없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제약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이 바로 케브자라처럼 당국의 승인을 받은 기존 약품이 코로나19에도 유효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들 약품은 이미 인간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된 상황이어서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으며 대량 생산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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