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백서, ‘한일 협력’ 비중 대폭 줄여...지소미아 폐기 뒤끝

입력 2019-09-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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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성이 27일 각의에 제출한 2019년 방위백서에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는 활동에 관한 자료가 실려 있다. 방위백서는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의 산호초 지대에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등을 ‘군사 거점화의 예’로 소개했다. 연합뉴스
올해 일본의 방위백서에서는 한국에 대한 내용이 후순위로 밀려난 것은 물론 분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은 호주와 인도보다 못해졌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에서 방위백서는 최신 방위 정책과 외국과의 방위 협력 상황을 자국민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발행된다. 그동안은 미국을 가장 먼저 소개한 후 북한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을 다루고, 그 다음으로 중국을 다뤘는데 올해는 미국, 중국, 한반도(북한) 순으로 기술했다.

특히 올해 방위백서에서 두드러지는 건 각국 및 지역과의 방위 협력·교류를 설명한 항목에서 한국의 순서를 작년 2번째에서 4번째로 미뤘다는 점이다. 또 한일 간 협력에 대한 소개는 2018년판에서는 1.5쪽 정도였으나 올해는 1쪽 분량도 안됐다.

신문에 따르면 한일 국방당국은 2018년 10월 국제 관함식에 참가하려던 해상자위대에 한국이 욱일기를 내릴 것을 요구하면서 교류가 1년 이상 정체됐다. 국제 관함식은 세계 해군 화합의 장인데, 올 10월 일본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한국군은 참여하지 않는다.

방위백서에서는 8월에 한국이 파기를 결정한 지소미아에 관해 “한국 정부로부터 종료시킨다는 취지의 서면 통보가 있었다”고 사실만을 담담하게 적었다. 일본 방위성 담당자는 “한국과는 새롭게 소개해야 할 실적이 없다”고 한국 분량이 줄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자유롭고 열려진 인도·태평양 구상을 고려한 순위 변화도 두드러졌다. 호주는 일본에 ‘준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한 나라 중 맨 앞에 왔고, 분량도 2쪽이나 됐다. 백서는 호주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특별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일본과 호주는 현재 첫 전투기 훈련을 홋카이도에서 공동 개최하는 등 중국을 견제해 군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는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올랐다. 약 2쪽을 할애해 부대 간 교류 현황 등을 소개하고, “지역의 글로벌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관계와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인도는 오는 12월 첫 외무·국방 담당 장관 회담 (2+2)을 개최할 예정이며,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각국에 대한 내용도 전년 7번째에서 3번째로 올랐다.

중국에 대해서는 ‘외국의 군사 동향’ 장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거론, 빠르게 확대하는 군사화의 위협을 재차 지적했다. 다만,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조에 있다. 지난 4월 일본 해당자위대 함정이 7년 반 만에 중국을 방문했고, 6월에는 싱가포르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해 고위급 교류 촉진에 합의했다. 이에 백서는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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