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대중화에 실패한 ‘칼럼식 변속기 레버’

입력 2019-05-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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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주도했지만 BMW ‘플로어 타입’으로 돌아서며 제동

▲BMW 7시리즈 칼럼식 변속기 레버. 사진제공=뉴스프레스
1등이 주도했지만 결국 유행처럼 번지지 않는 장비도 있다.

2005년 메르세데스-벤츠의 5세대 S-클래스(W221)는 클래식한 이미지를 앞세워 큰 인기를 누렸다. 동시에 그 시대 메르세데스-벤츠가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첨단 장치를 모두 망라해 큰 인기를 누렸다.

앞서 R-클래스에서 사용했던 ‘칼럼식 시프트 레버’도 최고급차 S-클래스가 도입했다. 칼럼식 시프트 레버란 운전대(스티어링 휠이 정식 명칭이다) 뒤에 자그마한 변속기 작동 레버를 심어넣은 방식이다. 깜박이와 와이퍼를 조절하듯, 작은 레버로 전진과 후진을 선택할 수 있다.

당시는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에 변속기 레버를 꽂아넣는, 이른바 ‘플로어 타입’이 일반적이었다. 이들과 궤를 달리한 벤츠의 칼럼식 레버는 획기적이었다. 동시에 ‘과거 방식으로 회귀’를 의미하기도 했다.

뒤이어 등장한 BMW 최고봉 7시리즈도 발 빠르게 벤츠 S-클래스의 변속기 레버를 모방했다. 모양새는 벤츠의 것을 따라했지만 작동감은 BMW의 그것이 한 단계 앞서 있었다. 작동감이 꽤 쫀득(?)했었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을 양분하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각각 고급차에 ‘칼럼식 변속기 레버’를 사용하면서 많은 메이커가 이를 눈여겨봤다.

반면 이런 시도는 유행처럼 번지지 않았다. BMW가 칼럼식 레버를 버리고 다시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에 ‘플로어 타입 변속기’ 레버를 선택하면서 유행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2019년 현재 칼럼식 변속기 레버를 쓰는 메이커는 사실상 메르세데스-벤츠가 유일하다. 1등이 주도했다고 모든 게 유행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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