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자구안 퇴짜에 시장은 '반색'…금호그룹주, '강세'

입력 2019-04-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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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를 투자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11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13.05% 오른 4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금호산업우도 가격제한폭(29.98%)까지 올라 상한가(2만9050원)에 마감했으며 아시아나IDT도 29.75% 뛰어올라 상한가인 1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호산업도 5.83% 상승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날 제시한 자구계획에 대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5천억원을 신규 지원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통보하고 채권단 협의를 통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무구조개선 약정(MOU) 연장 시한인 내달 6일까지 금호아시아나가 충분한 규모의 사재 출연이나 우량자산 매각을 통한 유상증자 등으로 '현금'을 메워 넣지 않으면 채권 회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상황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그룹의 구체적인 자산 처분방안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계획의 실효성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금호고속이 금호산업의 최대주주로 지배구조 최상단이기는 하나, 새로 담보로 약속한 지분은 4.8%에 불과하고 3년이라는 시간 역시 길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채권단은 그간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매각 그 이상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경영정상화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매각 절차(일부 매각 시나리오도 가능)에 돌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금호그룹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대주주에 대한 신뢰 부족이 현재의 유동성 위기로 확대됐지만, 본업 현금흐름만 놓고 보면 항공기 투자를 줄이고 있어 자금 상환에 문제가 없는 상황임이 중요하다"면서도 "채권단의 신뢰만큼이나 투자심리 회복에도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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