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남북 불협화음… 흔들리는 문 대통령 중재자 역할

입력 2019-03-26 18:37수정 2019-03-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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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 제재 놓고 시각차…"미국 눈치 본다” 北 불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확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하노이/AP뉴시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이 연일 강온전략으로 북미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청와대는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에 “변함없다”, “말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는 가운데 한국의 중재자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북미 간 ‘강 대 강’ 대치는 북미 협상 판을 깨지 않는 선에서 연일 ‘핑퐁게임’을 펼치고 있다. 22일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발표와 이에 대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대북제재 철회 지시와 북측의 연락사무소 복귀 등 북미 관계가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해 정부는 전혀 예측을 못 하고 사태 파악에만 주력하고 있어 한미·남북 간 소통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구심만 남기고 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거짓말쟁이(liar)’라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 제재 틀 안에서 미국과 협의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에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 국무부도 외교부에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언급할 거면 미국에 오지 말라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 대통령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에 비상등이 켜진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북측 연락사무소 철수 하루 전 정 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여러 분야의 남북 협력 사업들의 추진 동향을 점검한 점은 한미·남북 소통 채널에 이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일각에서는 중재자·촉진자 역할은 고사하고 북미 간 강온전략에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 눈치만 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한미·남북 간 정상회담이 수면 밑으로 내려가 있어 자칫 문 대통령이 운전대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내려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미·남북 간 청와대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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