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남매경영 2년차 성적표, 정유경 총괄사장 오빠 정용진 부회장 따돌려

입력 2018-01-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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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효과에 신세계 매출 4조 육박·영업이익 4년만에 3000억대 회복… 이마트 영업익 0.3% 감소로 정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2016년 4월부터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를 나눠 맡으며 책임·분리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정용진·유경 남매의 2년차 성적표 희비가 엇갈렸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큰 차이로 따돌리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것. 정 총괄사장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공을 들인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이 실적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34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8721억 원으로 무려 9246억 원(31.4%) 급증하며 4조 원을 눈앞에 두게 됐다. 2011년 신세계가 할인점 이마트와 백화점 신세계로 분할된 이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2013년에 3064억 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성장 침체기에 빠지며 2000억 원대 중반을 오갔다. 분리경영 첫해인 2016년에는 매출이 3조507억 원으로 19.0%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515억 원으로 전년보다 4.0% 감소했다.

같은 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마트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조1772억 원으로 8.1%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56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분리경영 첫해인 2016년 매출이 14조7779억 원(8.3%↑), 영업이익이 5469억 원(8.6%↑)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신세계의 이러한 실적 성장은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사업 호조 외에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한 면세점과 화장품 부분의 성장에 기인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하는 신세계DF는 작년 3분기까지 매출 6453억 원, 영업이익 39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 매출 2078억 원에 523억 원 적자를 내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룬 것. 1년여 만에 신세계면세점이 흑자를 낸 것에 대해 업계는 정 총괄사장이 펜디와 카르티에, 루이뷔통과 크리스챤 디올 등 명품 유치에 성공한 공을 높게 평가한다.

신세계는 롯데호텔과 호텔신라 양강 체제로 굳어졌던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주역이 됐으며 2위 사업자인 호텔신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면세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정 총괄사장은 사드 여파로 오픈이 미뤄졌던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오는 6~7월 오픈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신세계의 면세점 사업과 관련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장기 성장을 예상한다. SK증권 손윤경 연구원은 “지난해 사드 갈등과 관련해 신규 사업자로 수요 부진을 견디기가 쉽지 않았으나 적극적인 브랜드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호텔신라, 롯데호텔과 함께 면세사업을 통해 장기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총괄사장이 5년여 공을 들인 화장품 사업이 처음 흑자를 낸 것도 실적 증가세를 도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영위하는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 매출 627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달성했다. 화장품 사업이 흑자전환한 것은 면세점 사업과의 시너지 덕분이다. 2016년 28억 원에 불과했던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154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 내 숍인숍 형태로 뷰티편집숍 ‘시코르’를 내는 등 본업과의 시너지를 꾀하고 있으며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 고급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두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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