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달러 내면 석방”...‘숙청 대상’ 사우디 왈리드 왕자, 보석금 협상 응할까

입력 2017-12-2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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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엔론과 같은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지난해 11월 16일 MiSK글로벌포럼 참석 중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

사우디아라비아 사법 당국이 지난달 부패 혐의로 체포된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62)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보석금 60억 달러(약 6조4800억 원)를 요구하고 협상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다수의 왕족들과 사업가들을 부패 혐의로 구속했다. 그 중 일부는 혐의를 인정, 거액의 재산을 몰수당하고 석방됐다.

WSJ는 사우디 사법 당국이 여전히 구속 상태인 왕족 중 한 명인 왈리드 왕자를 풀어주는 대신에 60억 달러의 보석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왈리드 왕자는 미국 트위터와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체인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등 총 자산이 187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WSJ는 왈리드 왕자가 사법 당국의 요구에 응할 경우, 보석금을 내기 위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사우디는 원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명한 투자 환경이 필요하다며 수사의 의의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저명한 투자자들이 장기간 구속되면서 투자 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왈리드 왕자가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 그가 참여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62세인 왈리드 왕자의 구속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에 의한 광범위한 부패 단속의 첫 걸음이라는 평가다. 사우디 정부는 구속자들의 혐의 내용을 거의 밝히지 않았다. 구속된 용의자 대부분이 보석금을 내고 임시 유치장이 된 리야드 리츠칼튼호텔에서 풀려났다.

사우디 사법당국이 왈리드 왕자에 요구한 60억 달러의 보석금은 역대 최고 금액이라고 한다.

현재 왈리드 왕자는 부패를 인정하고 보석금에 쓸 자금을 마련하고자 25년간 쌓아온 자신의 제국을 해체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보유한 복합기업인 킹덤홀딩의 대부분을 내놓고 사우디 정부와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리야드증시에 상장된 킹덤홀딩의 시가총액은 왈리드 왕자의 구속 이후 약 14% 감소해 87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킹덤홀딩스는 11월 시점에 사우디 정부의 지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영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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