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위 ‘알짜점포’ 품에 안는 롯데… 서부 핵심 상권 내준 신세계 치명타

입력 2017-11-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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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5년간 끌어온 인천터미널 부지 소유권 소송에서 롯데가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신세계의 전체 점포 중 매출 4위에 이르는 알짜 점포의 영업권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인천터미널 부지를 일본의 ‘롯본기힐즈’와 같은 대규모 복합단지로 조성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신세계는 대규모 복합몰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강화로 새로운 점포를 내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주요 점포를 내줌으로써 매출 타격은 물론 향후 성장성에도 치명타를 입게 됐다.

대법원 3부는 14일 신세계가 인천광역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롯데와 신세계의 법적 공방은 2013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천시와 롯데가 신세계 인천점이 세든 건물을 포함한 인천터미널 부지를 총 9000억 원에 일괄 매각하기로 계약한 것.

인천터미널 부지는 신세계가 1997년부터 백화점을 운영한 곳으로 강남과 센텀시티, 본점에 이은 매출 4위의 핵심 점포로서 파장이 컸다. 특히 신세계는 2011년 1450억 원을 투자해 건물 1만7520㎡를 증축하고 자동차 870여 대를 수용하는 주차타워도 새로 짓는 등 재투자액도 상당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에 신세계는 롯데와 인천시의 계약에 반발해 2013년 1월 매매계약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같은 해 6월 제기한 소유권 이전 등기말소 소송도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당시 법원은 “인천시가 터미널 매각 시 다른 업체들에도 매수 참여 기회를 줬기 때문에 롯데에만 특혜를 줬다고 볼 수 없다”며 인천시와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신세계가 비워줘야 하는 인천점의 영업면적은 총 6만4000㎡(1만9500평)로, 이중 4만7000㎡(1만4500평)는 임차 계약기간이 2017년 11월 19일까지다. 증축 부분인 1만7520㎡의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다. 신세계가 앞으로 14년간 더 영업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라이벌인 두 백화점이 나란히 영업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업계는 롯데와 신세계가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타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송에서 승소한 롯데 측은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7만9300㎡(2만4000여 평)와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5만6200㎡(1만7000여 평)를 합친 총 13만5500㎡(4만1000여 평)에 백화점과 쇼핑몰, 시네마, 아파트 단지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쇼퍼테인먼트가 가능한 인천의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신세계 인천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도 승계·운영함으로써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은 물론 오랜 기간 신뢰관계가 구축돼 온 파트너사가 손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신세계 측은 “개점 후 20년간 지역 상권을 함께 일궈온 고객, 협력회사, 협력사원, 직영사원들의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롯데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년간 일궈 온 서부 상권의 핵심 점포를 하루아침에 잃은 신세계로서는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더군다나 대규모 점포에 대한 규제도 강화돼 신규 점포를 내기도 쉽지 않아 신세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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