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그알' PD에 자필 편지…"우리 가족도 마음 아플 것"

입력 2024-03-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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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관련 방송을 다룬 PD에게 보낸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15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남성 이모씨(30대)가 김재환 PD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22년 5월 22일 새벽 부산 서면에서 혼자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이후 이씨는 강간 살인 미수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또한 이씨는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피해자에게 출소 후 보복하겠다며 협박 발언을 한 혐의로 또 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지난 4월 해당 사건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해당 방송을 연출한 김재환 PD는 “이씨한테 방송을 봤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라며 “반론권 때문에 면회도 하러 갔었고 방송 전 보낸 편지에도 한차례 답장이 왔는데 방송 이후에 또다시 편지를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된 이씨의 편지에는 “김재환 PD님, 8일 방송과 그 전 예고편 전부 다 봤습니다. 진짜 너무하네요. 아이고~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네요”라며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사세요.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PD는 이씨의 ‘마음으로 해주니까’라는 발언에 대해 “교도소에 접견 갔을 때 자기는 진심으로 말했다는 의미 같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씨는 “직업상 이해는 하면서도 BJ 엄태웅, 그런 말로 돈 버는 애들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 되죠. 2주도 같이 안 있었다”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편지에 등장한 유튜버 엄태웅씨는 지난해 6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씨와 2주 동안 같은 구치소에 있었다”라며 “이씨가 재판에서 ‘심신미약’으로 양형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매일 정신과 약을 먹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씨는 편지에 “PD님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냐.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라는 걸 안 하냐”라고 적기도 했다.

김 PD는 “이씨 편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글씨만 봐도 이씨의 이기적인 특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라며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이해해라’ 이런 느낌이 아니라 본인한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 떨어지게 한 점을 보면 가해자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함께 방송에 출연한 사건 피해자 김진주(필명) 작가는 “‘미수’이기 때문에 처벌이 약해진 것 같아서 ‘내가 죽었어야 했나’라는 이야기도 했다”라며 “살아있다면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고 싶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현재 김 작가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지난 2년여 간의 회복 과정을 담은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발간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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