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 우려 커지는데...공중보건 예산 대폭 삭감 트럼프, 제 발등 찍었다

입력 2020-02-27 17:40수정 2020-02-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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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미국 내 확산 시 재선 가도에 ‘빨간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터너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 등을 위한 보건·의료 분야의 예산을 대폭 줄이고, 전문가들을 정부 자문기구에서 해촉했다. 미국 내 감염자 및 확진자가 속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행보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역학 연구를 49개국에서 10개국으로 좁힌 데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팬데믹 대응과 관련한 조정 지위를 제외했다. 이후 공화당 출신의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5명이 참여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스크포스(TF)는 “미국은 전 세계적인 보건 및 보안 위협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NSC 조정자의 복직, 전 세계 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자금 지원을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질병 치료 및 예방을 연구하는 보건 관련 정부 기관의 예산을 삭감한 데 이어, 2018년에도 CDC 예산을 전년 대비 17% 삭감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올해 역시 이러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예산안’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산을 9% 줄인 바 있다. 다만 전염병 퇴치 기금 43억 달러(약 5조2224억 원)은 보존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원을 포함한 글로벌 보건 예산을 절반 수준으로 깎았다. CNN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서 WHO 예산을 6500만 달러 가까이 삭감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전년도 관련 예산의 절반이 넘는 액수다. 글로벌 보건 지출 총액 역시 전년도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60억 달러 미만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팬데믹 공포’가 부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불안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는 한편, 미국 내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먼저 그는 여행 제한 및 격리 등 미국의 초기 조치들이 주효했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 국민에 대한 위험을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유행이든 매우 소규모든 코로나19가 확산한다면 뭐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팀 총괄 책임자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의회에 요청한 25억 달러의 긴급 예산과 관련해서는 의회의 결정에 맡기고 증액도 수용하겠다며, “적절하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지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긴급 예산이 너무 적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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