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마찰, 신흥국 자산·글로벌 소비 관련주 강타

입력 2019-08-0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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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에 흔들려…위안화 약세로 중국 구매력 약화 불안도 고조

▲원·달러 환율 추이. 단위 원.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격화가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신흥국 주식과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한편 글로벌 소비 관련주들도 소비 위축 불안에 부진의 늪에 빠졌다고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진단했다.

한국 원화 가치는 지난 2일 약 2년 8개월 만에 미국 달러화당 1200원대로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날 심리적 고비인 2000선이 붕괴했으며 이날 일시적으로 1800선까지 하락했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2% 이상 급락해 약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으로의 자원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호주증시에서는 광산업체 BHP빌리턴 주가가 급락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하세가와 가쓰유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RICs를 구성하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의 주식과 통화가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국 통화 강세를 막고자 신흥국도 금리 인하 등으로 대응했지만 자국 통화 약세 가속화로 신속하게 재정정책을 펼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중국 위안화 약세 그 자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증시에서 중국시장 비중이 큰 럭셔리와 자동차 업종에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업체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독일 럭셔리 자동차업체 BMW는 최근 2거래일간 주가 하락률이 각각 9%, 6% 이상을 기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 명품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구매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불안이 시장을 짓누르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화장품업체 시세이도 주가가 지난달 31일 대비 약 15% 폭락하고 있다.

앞서 2015년 8월에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며 위안화를 대폭 평가절하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유발했다. 이번에는 무역전쟁을 펼치는 미국에 대항하는 측면이 강해 위안화 약세가 언제 멈출지 불확실하다. 미국은 전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강경 자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애플 주가가 전날 5.2% 급락하는 등 세계 시장을 견인해왔던 IT 종목의 실속도 뚜렷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의 아라카와 히사시 투자매니저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제4탄 대상에 스마트폰과 PC 등이 포함됐다”며 “이는 생산 축소나 거점 재검토 등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반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날 금값이 약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자금 유입은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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