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총수, 사우디 왕세자와 심야 회동… 장소는 삼성 승지원

입력 2019-06-2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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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26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S-OIL)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26일 심야 회동을 가졌다.

이날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티타임을 가졌다.

청와대 만찬을 마친 뒤 경호 차량을 이용해 승지원으로 이동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들 그룹 총수와 최근 글로벌 경제 현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투자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는 사우디 경제부처 장관들도 배석했다.

회동은 오후 8시 40분께부터 약 50분간 진행됐으며,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말미에 승지원 정원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별도로 잠깐 만나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을 마친 이들은 오후 9시30분께 4대 그룹 총수, 무함마드 왕세자, 이재용 부회장 순으로 차량을 타고 승지원을 빠져나갔다.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초청 오찬에도 참석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인사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참석 일정 때문에 오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5대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 대화'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도착하기 약 1시간 전부터 모여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승지원은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살던 집을 개조한 곳으로, 선대 회장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건희 회장은 이곳을 집무실로 주로 이용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먼저 승지원 간담회를 요청해 이재용 부회장이 초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경호 문제도 있고, 과거 승지원이 해외 귀빈들을 모시는 영빈관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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