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 시장은 기승전 '미중 무역전쟁'이다

입력 2019-05-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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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1개월 추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국빈 방문을 마치자마자 글로벌 증시가 추풍낙엽 신세다. 화근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무역협상을 원하지만, 미국은 준비가 안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중국과 미국이 확실히 훌륭한 무역 협상을 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시장은 “관세는 점점 급격하게, 쉽게 오를 수 있다”며 중국을 위협한 부분에만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국빈 방문 중 아베 신조 총리와 아무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어도 결국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비관론이 강해지면서 “미중 경제의 공멸이 세계 경기 둔화를 유발하고 있다”는 경계심에 돈이 주식에서 미국 독일 같은 강대국의 국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28일 장기 금리 지표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26%까지 떨어진 게 주식 매도의 도화선이 됐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현재 미국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의 하단인 2.25%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심지어 2.36%인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또 일어났다. 지난 3월에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2007년 8월 이후 약 11년 7개월 만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는데 불과 2개월 만에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50년 간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일어날 때마다 그 전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

오전에 상승세를 보이던 다우지수는 장기 금리 하락 이후 계속 떨어져 전 거래일 대비 0.93% 하락한 채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달러당 109.30엔대까지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희미해지고 있다.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만나도 묘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자 자국 내 강경파 눈치를 보느라 회담에서 긍정적 결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한 관세 전쟁에서 기술 패권 다툼이라는, 둘 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명제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투자 심리가 잔뜩 움츠러들 수 밖에 없는 상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는데 매우 신중한 것도 부담이다.

여기다 유럽의회 선거 이후 유럽 시장에서는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후임 인사도 불투명하다.

28일 발표된 5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4.9포인트 상승해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시장은 댈러스 연준의 5월 제조업경기지수가 대폭 하락한 데만 주목했다.

시장은 매도 당위만 찾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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