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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합의 임박했다지만...양국 기업들은 “글쎄...”
입력 2019-04-22 16:17

▲류허(오른쪽) 중국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3월 29일(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치고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라고 했던가. 장장 1년여를 끌어온 미중 간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지만 양국 기업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양국 간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 기업에 대한 대우가 개선되고, 농산물과 기타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미중 기업들은 양국에서의 상호 투자 활동을 재개하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 중국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로펌 해리스 브릭켄의 댄 해리스 책임 파트너는 “미중 간의 합의가 어떤 내용이 되든 양국의 모든 기업들은 바로 예전처럼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세와 체포, 위협, 리스크 증가 등이 기업에 미친 영향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양국의 투자 활동이 정점에 이르던 2016년에는 600억 달러였던 미중 간 투자액은 지난해엔 19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현상을 초래한 원인은 양국 간 무역 분쟁뿐만이 아니다. 우선,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재벌 다롄완다그룹은 2016년에 35억 달러를 투자해 할리우드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인수했는데,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과대평가됐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미 당국은 중국 기업에 대해 국가 안보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중국 측을 전략적으로 우위로 만들 수 있는 미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저지해왔다.

일부 투자 분야 전문가들은 일련의 관세 및 투자 규제, 공격적인 말의 응수가 투자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미중 양국의 일부 기업은 무역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통해 사업을 재검토해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웨어러블 카메라 업체 미국 고프로는 미국 시장용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멕시코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원래 고프로는 이같이 검토하고 있었는데, 관세가 서플라이 체인 효율화의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자전거 메이커 켄트인터내셔널도 대중 관세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캄보디아 공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업체 광저우자동차는 무역 긴장을 이유로 자사 승용차의 대미 수출 계획을 연기했다. 보류된 투자 계획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미 캘리포니아 연구 개발 거점에 투자하고, 판매 대리점 오픈과 미국에서의 판매회사 설립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 만큼 타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투자 냉각은 아칸소 포레스트시에 있는 산요의 TV 공장 부지에서도 볼 수 있다. 부지 면적 140만 평방피트인 이 부지는 중국 섬유업체인 산둥류이테크놀로지그룹이 2017년에 인수해 면사 공장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었다. 계획에는 인구 약 1만4000명인 포레스트시에서 800명 이상을 채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계획은 현재 보류됐다. 산둥태양제지의 10억 달러 규모의 제지공장 계획도 관세 우려를 이유로 연기됐다.

미중은 현재 5월 말이나 6월 초 무역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합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는 미국 기업으로 구성된 미·중 비즈니스 협의회의 크레이그 앨런 회장은 “미중이 무역협정에 합의하면 비즈니스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역전쟁이 끝날 조짐이 보여도 재계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강하다. 주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가 2월 말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회원사의 65%가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관계가 기업의 장기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변했다. 4분의 1 가까이는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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