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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고용 창출력…성장률 회복돼도 걱정
입력 2019-01-27 14:21   수정 2019-01-27 17:36
GDP 증가, 취업유발 떨어지는 수출에 의존…기존 주력산업은 생산성·경쟁력 약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취업자 수는 0.4% 느는 데 그쳤다. 고용 탄성치로 표현되는 실질 GDP 증가율 대비 취업자 수 증가율은 0.136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이후 최소치다. 고용 탄성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경제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연계 고리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2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 탄성치는 0.136으로 전년(0.390) 대비 0.254포인트(P) 하락했다. GDP 증가율은 전년(3.1%) 대비 하락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했지만, 취업자 증가 폭이 31만6000명(1.2)에서 9만7000명(0.4%)으로 급감한 결과다. 고용 탄성치는 2009년(-0.518) 이후 최저치다. 이후 2014년 0.707로 고점을 찍고 2015년 0.388, 2016년 0.302로 떨어졌다. 2017년 0.390으로 반등했지만, 1년 만에 0.136으로 급락했다.

경제 성장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GDP의 수출 쏠림이 지적된다. 지난해 수출은 3분기까지 건설·설비투자 부진으로 구멍 난 내수를 메웠다.

수출은 소비나 투자에 비해 고용 창출력이 떨어진다. 2014년 기준으론 취업유발계수(최종수요 10억 원당 유발 취업자 수)가 8.1명으로 소비(15.2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우리 수출은 반도체 의존도가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21.4%(1295억3000만 달러)가 반도체였다. 반도체를 비롯해 지난해 수출액이 크게 증가한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 장치산업은 고용 창출력이 낮다. 반도체는 또 산업 호황에 따른 수혜대상이 대기업에 한정된다. 따라서 수출에 의존한 경제구조에선 성장률이 높아져도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기 어렵다.

반면 고용 창출력이 높은 건설·설비투자와 소비, 업종별로 제조업은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서 건설업의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017년 7.1%에서 2018년 -4.2%로, 같은 기간 설비투자 증가율은 14.6%에서 -1.7%로 하락했다.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업도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세다.

(자료=한국은행)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와 같은 산업구조에선 고용 탄성치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투자가 이뤄지면 그걸 바탕으로 일자리가 생기고 추가로 수익성이 발생하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기존에 투자·고용을 책임지던 산업들은 지금 생산성과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가 전반적으로 노동비용도 높아져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서비스업 부진도 골칫거리다. 현재 우리나라의 서비스업은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 위주의 저부가가치 산업에 쏠려 내수소비에 취약하다. 이런 상황에 지난해 11월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8개월,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성 교수는 “사업서비스나 전문직 등 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각종 규제로 인해 고용이 확장되지 않고 있다”며 “숙박·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그나마 있던 일자리까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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