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공공기관장 추천제… 추천권 놓고 시끌

입력 2019-01-16 18:48

내정설로 지원 포기 사례 속출... “학계ㆍ전문가 등 추천 방식 오픈”

지난해 하반기 예정됐던 공공기관장 추천제 도입이 올해로 미뤄졌다. 추천제 중심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한다는 원칙은 정했지만, ‘누가’ 추천할 것인가를 놓고 입장이 갈리고 있어서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공공기관장 추천제 도입 방안과 관련해 전문가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공공기관 경영지침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임원을 뽑을 때에는 공개모집과 추천 중 한 방식을 택하거나 두 방식을 병행할 수 있다. 단 기관장 모집 시에는 공개모집만 하거나 두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 추천 방식을 단독으로 택할 수 없고, 두 방식을 병행해도 공개모집 중심으로 기관장 후보가 모집돼 공모제 단독 운영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의 공모제는 ‘무늬만 공모제’라는 비판을 받는다. 인사 투명성 강화와 낙하산 인사 방지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실질적으론 우수 인재 발탁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변질돼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력규모로 전체 공공기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한 공기업은 공모를 해봐야 두세 명밖에 지원을 안 하는데, 대부분 소위 ‘깜’이 안 되는 사람들”이라며 “공모제는 본인이 지원해야 하는데, 떨어지면 ‘망신’으로 받아들여져 저명한 분들이나 우수한 분들이 오히려 지원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개모집을 앞두고 정권 유력인사 내정설이 떠돌면 다른 지원자들이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공모제가 낙하산 인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소지가 다분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공기관 임원 선임제도에 대한 소고(허경선 연구위원)’ 보고서에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에 명시된 임원 선임제도 규정에는 실제 발생하는 정치적 영향력과 정부의 영향력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며 “이제는 제도와 현실의 괴리를 인정하고, 공공기관 임원 선임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천제를 확대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현재까지 논의에선 공공기관장 인사 시 추천제 단독 운영을 허용하되, 각 기관에 선택권을 준다는 큰 방향만 정해졌다. 관건은 기관장 후보자를 누가 추천하느냐다. 인사제도 개편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아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침상으론 관련 단체나 인사혁신처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추천이 가능하다”며 “이외에도 관련 학계나 전문가 단체 등 여러 방식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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