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인수’ 시장 주도권 잡겠다는 변동식 CJ헬로 대표

입력 2018-08-2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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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 미디어 환경 선도 의지…성공하면 유료방송 2위…업계 “딜라이브 가격 비싸 M&A 성사 미지수”

▲변동식 CJ헬로 대표
2년 전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위기에 빠진 CJ헬로를 구하기 위해 ‘소방수’로 경영에 복귀했던 변동식 대표가 ‘승부사’로 변신한다. 올 초만 해도 매각설로 뒤숭숭하던 조직을 추스르고 경쟁사인 딜라이브 인수 추진에 나선다.

23일 CJ헬로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에 돌입했다”며 “딜라이브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다른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헬로는 실사를 통해 딜라이브의 유료 가입자 수와 시설 등을 평가한 뒤 본격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CJ헬로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13.1%로, 인터넷TV와 위성방송을 모두 보유한 KT(30.5%), SK브로드밴드(13.7%)에 이어 3위다. 딜라이브 인수에 성공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해 업계 2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이번 인수는 CJ헬로를 이끄는 변동식 대표가 그동안 추구했던 공격적 경영전략과 맞물려 있다. 2008년 5월부터 CJ헬로비전(옛 CJ헬로)을 이끌었던 변 대표는 2013년 CJ오쇼핑 대표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후 3년 만인 2016년 8월 CJ헬로비전으로 복귀했다. 변 대표는 2008년 당시 ‘CJ케이블넷’이라는 사명을 CJ헬로비전으로 바꿨으며 취임과 동시에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고 M&A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자 신성장추진실과 사업협력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변 대표는 지난해 10월 9년 만에 자신이 만들었던 회사 이름을 또 한번 바꾸고 재도약을 선언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자 지난해 SK텔레콤과의 M&A 불발로 인한 이미지 실추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였다.

다만 이번 M&A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딜라이브의 가격이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 딜라이브 가격은 1조3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료방송 업계에서는pH M&A를 성사시킬 수 없는 가격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규모가 약 1조 원이었다. 케이블 시장 3위인 딜라이브가 1위인 CJ헬로보다 가치가 높게 책정된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가격을 얼마나 낮추느냐에 M&A 성사 여부가 달렸다.

일각에선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해 몸값을 키운 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CJ그룹은 수년 전 CJ헬로를 SK텔레콤에 매각하려다 실패했다. 최근 CJ헬로의 대주주인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며 ‘CJ ENM’으로 재출범한 시점인 만큼 콘텐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과 통신 사업을 하는 CJ헬로를 매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 초 CJ헬로는 LG유플러스에 매각을 추진하다 언론에 노출되면서 협상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답변공시 요구에 “당사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CJ헬로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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