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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인문경영] 공자처럼 식품위생을 챙겨라
입력 2018-08-20 10:24

올여름은 식품위생 문제가 ‘혹시나’ 무사히 넘어가나 했더니 ‘역시나’ 터졌다. 으레 반복돼온 여름철 식중독이 아니다. 고급 해산물 뷔페의 음식 재사용 문제였다. 잇따라 대형 할인마트의 포장 음식 ‘짝퉁 민어 매운탕’ 이슈가 터졌다.

고급 해산물 뷔페의 음식 재활용은 먹다 남긴 것이 아닌 진열 음식이라는 점에서, 짝퉁 민어탕은 어종과 원산지를 인도네시아산 꼬마민어라고 깨알만 한 글씨로나마 별도 표기했다는 이유 때문에 법적으론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꼬마민어는 어린 민어가 아니라 별도의 열대어를 가리킨단다.

해당 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법상 문제가 없다고 당당하게 변호했다니 더 불쾌하고 불안하다.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 관련 규정을 확인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 소지가 있을 것을 예견했다는 점에서다. 뷔페의 백미는 생선초밥, 대게[蟹]라며 즐겨 먹고, 짝퉁 민어탕을 저렴한 가격에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먹는다며 행복해한 사람들의 ‘입맛 호사’를 배신해서다. 위법(違法)은 아니지만 법의 허점을 이용한 탈법(脫法)이라는 점에서 뒷맛이 씁쓸하다.

공자는 일찍이 비슷한 듯하지만 아닌 것, 사이비(似而非)를 미워한다고 했다. 사이비일수록 더 그럴듯하게 마련이고, 딱히 근거 규정이 없어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놓는 ‘법꾸라지’ 측면이 있어서다. 알고 보면 공자는 식품안전위생의 선구자였다. 까탈스러울 만큼 위생과 안전을 강조했다. 오죽하면 중국의 석학 임어당 선생이 ‘생활의 발견’에서 공자의 밥상 투정에 지쳐 부인이 이혼을 요구했다는 글까지 썼겠는가.

근거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논어 ‘향당(鄕黨)편’의 관련 구절을 읽으면 이해가 충분히 간다. 미식가의 반찬 투정 해당 사항이 두 가지라면 나머지는 팔불식(八不食), 금기사항 일색이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식품위생 안전사항이다.

그가 좋아한 것은 도정이 잘된 밥과 가늘게 썬 회다. 반면에 금기사항에선 세 가지 범주, 여덟 가지 금지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먼저 음식의 맛과 색에서다. 밥이 쉬어 냄새가 나는 것, 생선이 부패하거나 고기 모양이 문드러진 것, 빛깔이 나쁘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그는 제후가 하사한 제사 고기라 하더라도 날고기는 반드시 익혀 제사에 올리시고, 집에서 제사 지낸 고기도 사흘을 넘기면 드시지 않았다. 육식이 귀한 시대였지만 위생을 최우선시했음을 알 수 있다. 냉장시설이 없었던 시대이기에 고기와 생선의 부패는 특히나 경계 요소였다.

다음으론 재료와 조리법의 금기사항이다. 알맞게 익히지 않은 것, 제철음식이 아닌 것, 자르는 방식이 바르지 않은 것, 양념이 음식과 어울리지 않는 것도 드시지 않았다. 끝으로 조리-유통과정 면에서도 경계했다. 시장에서 사 온 술과 육포를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 술이나 육포는 당시에도 귀한 음식이어서 마진이 크니 상인들의 장난이 있을까 봐 염려하신 것이었다.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잡다한 물질이 들어갔을지 모른다는 염려, 당시의 술은 황주(黃酒)여서 산패되기 쉽다는 걱정에서였다.

요컨대 제조과정, 유통과정 등에서 변조 내지 비위생적인 문제가 있을 것을 생각해서였다. 공자가 당대인으론 드물게 73세의 장수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팔불식의 섭생원칙이 작용한 덕분이다.

공자가 대사구(大司寇, 오늘날의 법무장관)가 되어 올린 성과도 바로 먹거리 안전위생이었다. 재직기간 중 양고기에 물을 먹여 팔거나 값을 제멋대로 받는 자가 없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식생활 위생과 안전에 대한 결벽에 가까운 ‘팔불식’ 관심과 단속 덕분이 아니었을까.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民以食爲天]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식(食), 예전엔 배불리 먹는 것이 위주였다면 오늘날은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안전한 먹거리 확보까지 포함된다. 공자가 음식 재사용, 사이비 보양식 논란을 본다면 팔불식을 어떻게 수정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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