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 “올해 노벨문학상 선정 안한다”...성추문으로 70년만에 연기

입력 2018-05-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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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롬에 위치한 노벨상 선정위원회 한림원. 스톡홀롬/AP연합뉴스
스웨덴 한림원이 성추문 사태에 휩싸이면서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선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2018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내년 2019년도 수상자와 함께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림원의 종신위원인 시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의 남편 클로드 아르노가 지난해 11월 성폭행 혐의로 18명의 여성으로부터 고발을 당해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노벨 문학상 선정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태였다. 아르노의 추문으로 촉발된 스캔들은 1901년 노벨상 설립 이래 최대 위기다.

노벨문학상 선정 진행 여부를 두고 한림원 내부에서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림원은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상을 수여할 상태가 아니라는 주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을 지키기 위해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다.

6년 간의 세계대전 동안에도 문학상 수상은 단 한 번 취소됐다. 그마저도 마땅한 수상자가 없었던 1935년이 유일하다. 올해 문학상 수여가 취소된다면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아르노가 촉발한 사태는 한림원을 분열시키기에 이르렀다. 프로스텐손을 종신위원에서 해임하는 안이 부결되자 종신위원 세 명이 이에 항의해 사임한 것이다. 프로스텐손과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도 결국 사의를 표했다.

종신위원은 모두 18명이지만 현재 10명만 남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성폭행 파문 이후 7명이 사퇴했고, 1명은 1989년 ‘악마의 시’ 작가 살만 루슈디를 처형하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칙명)와 관련해 한림원이 규탄 성명을 내기를 거부한 뒤 활동을 중단했다.

한림원 규정에 따르면 종신위원은 회의 참석이나 어떤 결정에 불참할 수는 있지만 사퇴할 수는 없다. 또 종신위원을 새로 받아들이려면 최소 12명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한림원 후원자인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는 종신위원들의 사퇴를 허용하는 쪽으로 규정을 바꾸는 데 동의했다.

앞서 한림원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추문으로 인해 노벨 문학상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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