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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공방에 진퇴양난 문 대통령…자진사퇴 수순 밟나
입력 2018-04-11 12:44   수정 2018-04-11 12:44
‘해임 불가’ 변화 없다지만 “개헌·추경 어려워질 수도” 청와대 내 미묘한 기류변화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11일 국회의원 시절 ‘외유 출장 의혹’을 받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해임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했지만 김 원장의 자진 사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나오는 데다 야당 공세가 점점 강하게 나오고 있어 더는 김 원장이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에 대한 청와대 기류 변화에 대해 “어제 드린 말씀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김 원장의 외유 출장 의혹에 대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청와대 입장은 전날에도 김 원장의 자진 사퇴설에 대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 관계자가 해임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과 관련해 야당이 사퇴를 요구하기 때문에 개헌은 물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도 어려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한 점에서 청와대의 기류 변화가 읽힌다.

김 원장에 대한 야당의 사퇴 압박이 검찰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 현재 개헌과 추경안 처리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불가피하다. 특히 ‘정의당 데스노트’도 부정적 기류로 돌아서고 있어 기존 낙마 인사들의 자진 사퇴 수순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데스노트’는 정의당이 반대하는 공직 후보자는 모두 낙마한다는 뜻으로 회자됐다.

야당은 10일 김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 출장 의혹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김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야당의 각 당 서울시장 후보까지 나서 김 원장 사퇴와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했다.

포문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먼저 열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장 해임과 대통령의 사과가 없다면 문 대통령이 그간 말해온 아름다운 이야기는 공허한 말에 불과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여당을 향해 “정말 제정신이냐” “더불어추행당이 아닌 더불어적폐당”이라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자유한국당이 김 원장 저격에 나섰다. 한국당 서울시장으로 추대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금융감독원 정문 앞을 찾아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김 전 지사는 “지금 금융 문외한이자 도덕성 최하위의 인물을 금감원장으로 임명해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장이 2016년 5월 20일, 의원 임기 3일을 남겨 두고 독일과 네덜란드, 스웨덴 외유를 다녀온 것이 확인됐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 원장을 뇌물·직권남용·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아울러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김 원장 의혹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흠결을 안고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지 의문”이라며 “김 원장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더 구체적인 해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신동민 기자 lawsdm@·정용욱 기자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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