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실 혁명’에 물 만난 일본

입력 2017-12-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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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화장실 혁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른바 ‘화장실 외교’로 양국 관계 개선에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화장실 선진국’ 일본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여당은 시 주석이 추진 중인 공중 화장실 미화 운동 ‘화장실 혁명’을 민간과 연계해 지원할 방침을 굳혔다.

중국에서는 현재 시 주석의 직접 지휘 하에 관광지를 중심으로 공중 화장실 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공중 화장실에는 칸막이가 없어 일을 볼 때 옆 사람과 얼굴을 마주치게 돼 ‘니 하오(안녕하세요) 화장실’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지저분한데다 악취까지 풍겨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해왔다.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변기 쇼핑을 당연시한다.

이에 시 주석은 일대 프로젝트로서 공중 화장실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시 주석은 최근 중요 지침을 만들어 “관광지 및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대중 생활의 질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 취임 이후 화장실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으며, 지방 시찰 시에도 농가를 방문해 화장실이 수세식인지를 묻곤 했다.

2015년에는 시 주석의 지시로 국가관광국에 의해 3년 공중 화장실 정비 계획이 시작됐다. 올해 10월 말까지 전국 관광지 6만8000개의 화장실이 신설·개조됐다. 이번 지시로 시 주석은 농촌에도 ‘화장실 혁명’을 침투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상하이 시 관광국은 2016년 ‘가장 아름다운 관광 화장실 콘테스트’를 처음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10개소가 선정됐다. 그 중 하나인 상하이 남역에 있는 공중 화장실은 대나무에 둘러싸인 건물이다. 남성용 화장실에는 크고 작은 16개의 변기를 갖추고 바닥은 윤이 난다. 청소원에 따르면 4,5명이 상주하며 24시간 청소를 계속해 청결을 유지한다.

이용자 매너 대책도 진행 중이다. 공중 화장실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상하이 시가 2016년 화장지 무료 제공을 시작했는데, 1인당 1.6m씩 쓸 수 있다. 낭비를 막기 위해 얼굴과 홍채 인증 종이를 60cm씩 제공하는 기계가 개발되기도 했다. 동일 인물은 9분 기다리지 않으면 연속해서 사용할 수 없는 구조로, 지금은 전국에 1만 대가 설치됐다.

중국의 ‘화장실 혁명’은 ‘화장실 선진국’ 일본 기업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최대 화장실 용품 및 설비업체 TOTO는 2016년 중국에서 비데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고 한다. 해외 사업 전체 매출의 절반(약 632억 엔)을 중국이 차지했다. TOTO는 “화장실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반가운 일이다. 중국에서도 화장실은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라기보다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라고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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