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상화폐 눈독 들였던 증권업계… 금융당국 '실눈' 뜨니 손사래

입력 2017-11-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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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코인원 세계 첫 '비트코인 예수금 서비스'…10개월 만에 중단

▲블룸버그(PTO_ORG_NM)
가상화폐 사업에 관심을 보이거나,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증권사들이 최근 관련 사업에 일제히 손을 떼고 있다. 가상화폐의 한계로 지적됐던 불확실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가, 최근 금융당국 수장이 바뀌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궤도를 수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코인원과 손잡고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비트코인 예수금 서비스’가 실시 1년도 채 안 된 9월 말부로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 예수금 입금 서비스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원화로 환전해 주식 예수금으로 입금할 수 있는 서비스로 비트코인의 간편한 입금 및 환전을 통해 실제 증권거래에 이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대신증권과 코인원은 업무협약(MOU)을 맺고 ‘비트코인 예수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언했으나, 현재는 별다른 후속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점 커지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자 관련 상품 개발,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던 신한금융투자도 ‘사업성 검토’ 단계에서 사실상 멈춘 상태다. ‘디지털금융팀’이라는 별도 TF팀까지 신설하고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검토했던 키움증권의 경우, 해당 사업에 대해 문의하자 “관련 사업에 전혀 관심 없고, 하지도 않고 있다”며 강하게 부인하는 등 입장을 달리했다.

증권업계가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을 접는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불확실한 개념 정의 및 규제 강화 움직임 △가격 적격성 논란 △증권업과 낮은 관련성 △해킹 등 가상화폐 보안 문제 증가 등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새 수장으로 선임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에 대해 공신력과 화폐로서의 기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정책 초점은 불법 거래와 피해 방지에 목적을 두고 있다”라고 발언한 것도 규제 강화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증권업계가 가상화폐 관련 사업진행에 주저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상화폐의 성격을 자산으로 볼 것인지, 화폐시스템 일부로 볼 것인지에 대한 상품적 성격이 제도로 확립되는 게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시 말해, 규제 불확실성 및 시장 혼란성 문제가 해소돼야만, 증권사들도 안심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황 실장은“비트코인 등 일부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도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요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적 문제만 해결되면 증권사들이 충분히 시도해볼 여지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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