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유턴 팔 걷은 선진국… 규제 완화 중심 ‘리쇼어링’ 정책 봇물

입력 2017-08-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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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해외로 진출한 제조업체를 자국으로 돌리기 위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해외로 나갔던 업체들의 유턴을 유도하는 ‘리쇼어링’으로 자국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리쇼어링(Re-shoring)은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을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싼 인건비 등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 개념이다.

리쇼어링은 요즘 세계 각국 정부의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국가전략 차원에서 리쇼어링을 통해 경제패권을 되찾겠다는 ‘일자리 자석(employment magnet)’ 정책을 추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2년 ‘제조업 고용 100만 명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으로 유턴하는 기업을 위해 법인세 완화, 자금지원, 공개 상장시 우대 조치 등의 혜택을 약속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에 2015년까지 미국으로 되돌아온 제조업체는 약 440여 개에 달했고, 일자리도 7만500여 개 창출됐다. 당시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기업은 포드, 인텔, 캐터필러 등이었다.

오바마 케어에 대해 손을 보겠다며 전 대통령의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리쇼어링 정책은 높게 평가했다. 기업가 출신답게 친기업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리쇼어링 정책과 함께 법인세율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대로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는 세제개편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기업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하려고 하는 것은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해외로 떠난 자국 기업들을 다시 부르고, 해외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자국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다.

영국과 독일, 일본 등도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있는 추세다. 기업들의 자국 귀환과 함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자국의 일자리를 늘리고 경기 회복도 노리기 위한 전략이다. EU 국가 가운데 법인세 인하에 가장 적극적인 영국은 2007년 30%로 설정했던 법인세율을 올해 19%로 내렸다. 2020년까지는 17%로 낮출 계획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해 영국산업연맹 콘퍼런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도 26%였던 법인세율을 15% 수준까지 낮추며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아디다스는 지난해 자국에 로봇 공장을 가동하며 신발 생산에 들어갔다. 일본도 이 기간 30%였던 법인세율을 23.4%로 인하하며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독려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최고세율을 25.5%에서 25%로 소폭 인하했지만, 추가적으로 최저세율 적용 구간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내년에는 최저세율 20% 적용구간을 과세소득 20만 유로 이하에서 25만 유로 이하로, 2020년에는 30만 유로, 2021년에는 35만 유로로 높인다는 목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기간에 자국에서 제조업 기반이 튼튼했던 독일과 일본의 고용은 각각 2.1%, 0.7%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부실했던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는 고용증가율이 감소했다. 제조업의 비중이 고용 창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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