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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貨殖具案(화식구안)] 우리와 다른 중국의 4차 산업혁명
입력 2017-07-14 10:54
전 현대경제연구원장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한 중국은 이제 우리나라에 훨씬 앞서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세계가 무서워할 정도로 질주하는 중국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것은 BAT(Baidu, Alibaba, Tencent)를 위시한 수많은 유니콘이다. 글로벌 스마트 비즈니스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미국의 FANG(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을 뒤쫓고 있는 기업들이다.

중국 스타트업의 특징 중 하나는 많은 기업들이 중국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커머스(commerce)인 알리바바의 경우 항저우(杭州)에 본사가 있으며,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이자 중국인 삶의 24시간을 지배한다는 모바일 챗(chat) 서비스 ‘위챗(WeChat)’을 제공하는 텐센트는 선전(深?)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제3자 결제시장의 새로운 핀테크 강자인 콰이치엔(99Bill), 후이푸텐샤(China PNR) 등은 모두 상하이(上海)가 본사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상하이, 선전, 항저우 등 남부지방 태생이다.

물론 중국 베이징(北京)에도 중관춘(中關村)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창업 투자의 3분의 1이 몰리고 있고, 그 결과 바이두(百度)나 샤오미(小米) 등의 세계적 기업이 생겨났지만 전체적인 구도로는 아무래도 상하이, 선전, 항저우 등을 위시한 남부지방의 창업 열기가 베이징의 북부지방을 압도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배경에는 중국의 남북 간 갈등의 역사가 숨어 있다. 아시다시피 중국에 최초로 등장한 국가는 북부, 지금의 시안(西安)지방에 자리 잡은 주(周)였다. 이후 중국의 역사는 남방 문명에 대해 북방 문명이 항상 주도권을 쥐는 형국이 이어지게 된다. 한문에서 ‘북향(北向)’이라는 단어는 곧 ‘임금 계신 곳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남면(南面)’이라는 단어는 곧 ‘임금이 아래 신하들을 대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북쪽은 곧 천자(天子)가 계시는 곳, 남쪽은 신하가 위치하는 곳으로 의미가 확정된 데서도 북방 문명의 주도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중국 북방은 산이 적고 드넓은 벌판이 펼쳐져 사람들의 기골이 장대하며 기질도 대범한 편이다. 반면 남방은 산과 호수가 많아 협소한 땅에 농사를 지어야 했으므로 작은 일도 요모조모 따지는 세심한 성격의 사람들을 낳게 된다. 이러한 기질의 차이가 중국 북방을 항상 정치의 중심지로 자리매겨, 중국 역사상 유명한 정치가들을 배출한 반면, 남방은 대대로 두뇌 회전이 빠르고 이해 계산에 밝았던 유명한 사업가들, 예컨대 최고의 부자로 손꼽혔던 석숭(石崇)이나 도주공(陶朱公) 같은 인물들을 배출했다.

이들 두 지역은 사상적으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북방은 공자(孔子)의 유교(儒敎)사상이 지배해 예의범절과 위계질서를 존중한 반면, 남방은 노장(老莊)사상의 도교(道敎)를 믿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자유분방함이 체질화되었다. 이러한 문화와 기질의 차이가 오늘날 중국 남방이 자유로운 상상력의 세계인 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을 이끄는 중심이 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남방 기업들은 얼마나 기민하게 움직이는가? 알리바바의 경우 한 개의 프로젝트에 여러 팀을 투입하고 경쟁을 통해 가장 우수한 한 개 팀만 존속시킨다. 이 경우 탈락한 다른 팀들은 해체되거나 또 다른 팀에 흡수되어야 하므로 사활을 걸고 경쟁을 하게 된다. 이들 팀을 ‘텐트’라 부르는데, 그 이유는 집에 갈 시간이 없어 팀별로 회사 내 텐트에서 먹고 자기 때문이란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같이 대학을 졸업한 고급 인력이 많다. 이러한 고급 인력들을 가장 잘 흡수하는 산업이 바로 4차 산업혁명 열기로 뜨거운 중국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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