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주말 22시간 조사 강행군… '부정한 청탁' 여부 집중 추궁

입력 2017-02-20 08:47수정 2017-02-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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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이란 기자 photoeran@)

구속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말 동안 22시간여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해 부정한 청탁 정황에 대해 집중 추궁했고, 이 부회장은 대체적으로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0일 오전 0시 12분께 14시간이 넘는 장시간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나와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박 대통령과의 면담 과정에서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갔는지를 상세히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고, 최순실(61) 씨 일가에 수십억 원을 지원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특혜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이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뇌물죄가 적용될 수 없다. 형법상 일반 뇌물죄는 공무원이 금품을 수수하면 바로 성립하지만, 제3자뇌물은 ‘부정한 청탁’이 이뤄진 것을 요건으로 한다.

이 부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경영권 승계 대가로 최 씨를 지원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결정이 내려진 17일에는 하루를 쉬고 다음날 불러 7시간 40여분동안 조사했다. 1차 수사기간 만료를 8일 앞둔 특검으로서는 다른 대기업 수사는 뒤로 미루고 삼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청탁-청와대 지시-최 씨 금품수수’로 이어지는 구도를 밝혀내면 SK나 롯데, 포스코 등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의 수뢰혐의를 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검은 추가 수사를 통해 이 부회장의 공소사실을 보완한 뒤 오는 28일께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최지성(66)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55) 전무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이즈음 함께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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