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독일축구 이야기]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2차전 홈경기, 정말 유리한가?

입력 2015-05-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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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 투린 바르셀로나'

(사진=UEFA 홈페이지 캡처)

올시즌 유럽 최고의 클럽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대진이 확정됐다.

이탈리아 세리에A 통산 31차례 우승으로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유벤투스 투린과 통산 네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르셀로나와의 대결이다.

유벤투스는 4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승 1무로 우위를 점하며 결승에 올랐다. 바르셀로나는 펩 과르디올라 전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과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에서 앞서며 결승에 진출했다. 4강 대진은 여느 시즌과 마찬가지로 어느 팀이 결승에 올랐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진이었다.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 중 어느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4강 대진을 살펴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통상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팀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16강 대진에서도 조별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팀들이 2차전을 홈에서 치르도록 UEFA는 배려하고 있다. 조별라운드 2위를 차지한 팀들은 자연스럽게 2차전을 원정으로 치르게 된다.

4강 대진은 8강 대진 추첨을 통해 함께 결정되기 때문에 어느 팀도 2차전을 홈에 치르는 이점을 누릴 수 없다. 때문에 2차전을 홈에서 치르기를 바라는 각 팀의 마음은 모두 비슷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각 구단의 바람과는 조금 다르다. 올시즌 4강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이 나란히 탈락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이나 레알 마드리드는 2차전을 모두 홈에서 치렀지만 각각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에게 밀려 탈락했다.

올시즌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4강에 올랐던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는 2차전을 홈에서 치렀지만 나란히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는 2012-13 시즌과 2011-12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올시즌을 포함해 4시즌 연속으로 4강에서 2차전을 홈경기로 치른 팀이 탈락했던 것.

그나마 2010-11 시즌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차전을 홈에서 치러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지만 2009-10 시즌은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들이 나란히 탈락했다. 이는 2008-09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7-08 시즌과 2006-07 시즌은 연달아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들이 나란히 결승에 올랐지만 2005-06 시즌에는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과 원정으로 치른 팀이 한 팀씩 결승에 진출해 균형을 맞춘 바 있다.

올시즌을 포함해 최근 10시즌을 정리하면 이 기간 총 20번의 4강 대진 중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이 탈락한 경우는 총 13번이었다. 2차전을 홈에서 치르면 유리하다는 속설이 맞아 떨어진 것은 7번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올시즌을 포함해 최근 4시즌간 4강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이 예외없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같은 통계를 반영하듯 최근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 나서는 팀은 1차전을 홈에서 치른다는 것이 그다지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같은 통계는 단순히 4강 대진만을 감안했고 그것도 최근 10시즌간의 결과만 고려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16강을 거쳐 8강과 4강으로 범위가 좁아질수록 팀간 전력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때문에 16강보다는 4강에서 1,2차전을 어디서 치르냐의 중요성이 떨어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일례로 올시즌 16강전을 통과한 8팀 중 2차전을 홈에서 치른 팀은 총 6팀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아예 8강에 올랐던 8팀 모두 16강에서 2차전을 홈경기로 치른 팀들이었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아직 16강에서는 팀들간의 전력차가 비교적 확연한 경우가 많은 만큼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이점보다는 단순한 전력차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딱히 1차전을 홈에서 치르냐 2차전을 홈에서 치르냐를 놓고 어느 쪽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지을 수는 없다. 적어도 16강전에서는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강전에 돌입하게 되면 딱히 어느 한 쪽이 유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적어도 최근의 통계다.

이 같은 통계로 물론 어떤 특정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라면 1차전을 홈에서 치르냐 아니냐만을 놓고 상대적인 유불리함을 주장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 투린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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