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급화’ vs 韓 ‘대중화’…엇갈리는 전기차 전략

입력 2024-05-13 15:07수정 2024-05-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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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고급 브랜드 ‘덴자’ 상표 국내 출원
덴자 통해 ‘고급 전기차’ 시장 정면 도전장
국내 완성차 업체는 ‘중저가’ 전기차 주목
올해 EV3·캐스퍼 EV 등 연이어 출시 계획

▲BYD(비야디) 브랜드의 700만 번째 친환경차로 생산된 '덴자 N7'. (사진제공=BYD코리아)

국내 진출을 예고한 비야디(BYD)가 고급 전기차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올해 중저가형 전기차를 연달아 출시할 계획인 국내 완성차 업체와 상반된 행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최근 ‘덴자(현지명 텅스)’ 브랜드의 한문 상표권을 출원했다. BYD가 산하 브랜드의 상표권을 출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YD는 서브 브랜드로 덴자(고급 전기차), 양왕(고성능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다.

덴자는 BYD가 2011년 메르세데스-벤츠 그룹과 50대 50의 지분으로 합작 투자해 설립한 BYD의 서브 브랜드다. 현재는 지분 조정을 거쳐 BYD가 90%, 벤츠가 1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BYD코리아는 덴자 상표를 상품분류 12류와 서비스분류 37류 등 총 두 종류로 출원했다. 국제상품분류(NICE12)에 따르면 12류는 수송기계기구(육상, 항공 또는 해상을 통해 이동하는 수송수단), 35류는 건축서비스업(설치 및 수리서비스업, 채광업·석유 및 가스 시추업)을 의미한다. 국내 시장에서 완성차 판매는 물론 애프터서비스(AS) 등 정비 서비스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덴자는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인 N7, N8과 다목적차량(MPV) D9를 판매 중이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전기 세단 ‘Z9’를 선보이기도 했다.

BYD는 덴자를 통해 국내 고급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도 출시를 검토 중이던 BYD 브랜드 외에 고급 시장에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저가형 전기차’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벗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도 BYD는 덴자를 통해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BYD는 2023년 10월 도쿄에서 열린 ‘2023 재팬 모빌리티쇼’를 통해 덴자·양왕 두 브랜드를 소개하고 지난 3월 덴자 D9을 일본에 출시했다.

▲BYD코리아가 국내에 상표 출원한 '덴자'. (사진제공=키프리스)

BYD가 고급 전기차 시장을 겨냥하는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보다 대중적인 ‘중·저가형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둔화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전히 높은 전기차의 가격이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GM한국사업장·르노코리아) 올해 1분기 내수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1만645대로 전년 동기 1만6364대 대비 35.0% 줄었다.

이처럼 판매가 부진하자 기아는 소형 SUV ‘EV3’를, 현대차는 경형 ‘캐스퍼 일렉트릭’을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중견 3사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KG모빌리티 역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 EVX’를 통해 ‘가성비 전기차’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BYD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확보한 만큼 ‘고급화’ 전략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중·고가형 전기차부터 시작한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저가 전기차 출시 전략과 저가형에서 시작한 BYD의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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