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커 개방 門 열리자...면세점업계, ’아이돌 유치전’도 후끈

입력 2023-09-10 11:00수정 2023-09-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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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1층에 위치한 스페이스 오브 비티에스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문현호 기자 m2h@)

10일 찾은 서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방탄소년단(BTS) 공식 굿즈 스토어 ‘스페이스 오브 비티에스(Space Of BTS)’에는 외국인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 근처에 들어서자 BTS의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날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의 국적은 일본, 중국, 동남아부터 유럽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아미(BTS 팬의 명칭)’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매장에는 BTS의 대표곡 제목이 새겨진 의류부터 멤버들의 얼굴이 담긴 홀로그램 사진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었다.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만들어진 상품들도 많았다. 손님들은 굿즈를 고르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한쪽 벽면에 전시된 대형 BTS 사진 앞에선 인증사진을 남기기려는 고객도 눈에 띄었다.

▲10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11층 스페이스 오브 비티에스를 찾은 스페인 관광객 수사나와 루시아. (문현호 기자 m2h@)

가족여행으로 한국을 찾은 스페인 관광객 수사나(51)와 루시아(20)는 이곳에 구매한 볼펜과 포토 카드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었다. 루시아는 ’X(구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신세계면세점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 BTS의 팬이라는 수사나는 “면세점을 둘러보며 다른 것도 쇼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장에는 여성 팬뿐 아니라 남성 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테르키(21)와 타쿠마(21)도 사회관계망(SNS)을 보고 면세점을 찾았다. 두 사람의 양손에는 쇼핑 봉투가 가득이었다. 테르키는 “트와이스, 뉴진스, BTS 등 일본인들 사이에서 한국 아이돌의 인기가 높다”며 “BTS 진을 좋아하는데 오늘 한국을 떠나는 날이라 이곳을 구경하고 다른 쇼핑도 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했다.

매장 관계자는 “손님 대부분 BTS의 팬들로 일본, 동남아, 유럽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왔다”면서 “많지는 않지만 중국인 고객들도 적지 않게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당 평균 5~6만 원부터 10만 원 선에서 물건을 사 간다”고 전했다.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최근 K팝 아이돌을 앞세워 스타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어서다. 업계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면세점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앞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코로나19 이전 당시 고객 유치를 위해 앞다퉈 아이돌 모델 유치전을 벌인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증가세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7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3만2188명으로 2019년 동월의 71% 수준 회복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까지 허용하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아이돌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면세점이다. 가수 에스파, 슈퍼주니어,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을 모델로 삼아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다음달에는 트와이스와 이준호가 공연을 펼치는 올나잇 파티도 예정돼 있다.

앞서 6월에는 스트레이키즈, 에스파 등이 공연 펼치는 패밀리 콘서트를 열어 약 3만 명의 외국인 고객을 끌어모았다. 2월과 지난달에 각각 트와이스, 슈퍼주니어의 단독 팬미팅을 개최해 일본인 관광객 1000명을 유치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롯데면세점의 일본인 고객 매출은 1분기 대비 57%가량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이돌 마케팅을 하는 것은 결국 외국인 관광객을 면세점에 유치하려는 방법으로, 국가별로 인기가 많은 모델이 다른 만큼 주력 모델을 달리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뉴진스를 새 모델로 결정했다. 앞서 2018년 소녀시대 윤아와 배우 정해인을 모델로 발탁했으나 지난해 계약이 종료됐다. 뉴진스는 향후 1년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TV광고 등 온라인 광고에 출연하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각국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델 뉴진스를 통해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고객 유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의 BTS 공식 스토어 입점 외에도 10층 아이코닉존 미디어파사드에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트레저의 뮤직 비디오를 선보인다. 다만 과거 지드래곤, B1A4, 갓세븐 등을 모델로 세웠던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모델이 없는 상태다. 올해도 전속모델을 기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오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한국 관광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모델 계약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는 BTS 스토어를 통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아이돌을 활용한 마케팅에 다소 소극적이다. 과거 가수 하이라이트와 동방신기 등을 전속 광고모델로 기용했으나, 현재는 자사 캐릭터 ‘신라 프렌즈’로 대신하고 있다. 면세업계 최초로 지난해 6월 신라면세점 장충점에 문을 연 BTS 공식 굿즈 스토어도 최근 계약 종료로 문을 닫았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스타 마케팅을 축소했던 기조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라면서 “아직 아이돌 모델을 활용한 홍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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