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어느 땐데”…트럼프, 코로나19를 독감에 빗대며 독감 환자 흉내

입력 2020-02-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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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너무 가벼이 여겨 적절치 않아”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독감에 빗대면서 독감 환자 흉내를 냈다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각지에서 확진자와 사망자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듯한 태도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그는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대규모 유행이든 매우 소규모든 코로나19가 확산한다면 뭐든 준비가 돼 있다”며 “지금까지 한 모든 대책을 통해 미국민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만 한 해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5000명에서 6만9000명에 달한다”며 코로나19가 그렇게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식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심지어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여기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독감 환자 흉내를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전에 오랫동안 못 본 사람을 만났는데, 그는 최악의 열과 최악의 독감을 앓고 있었다”며 “그가 나를 안고 (인사차) 키스했고, 나는 실례한다고 말하고 손을 씻었다. (여러분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감 환자처럼 힘없는 목소리를 내며 상황을 연출했고, 회견장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또 한 기자가 ‘코로나19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것처럼 보이는데, 미국인들의 행동에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한 채 양손을 비비면서 “아니다. 아마 들어봤겠지만, 손을 씻고 청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모든 손잡이를 잡을 필요는 없다”며 “누군가 기침을 하면 나는 그 자리를 피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상황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과 좌중의 웃음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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