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글로벌 공유 전동킥보드, 내년 아프리카도 달린다

입력 2019-12-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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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의 기세가 매섭다. 유럽, 미국 등에서는 한국보다 일찍 안전 문제 등이 논의돼 관련 법이 재정비됐고 이 같은 기세로 업체들도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글로벌 공유전동킥보드 1위 업체인 ‘라임’은 내년 초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 진출한다. 라임은 글로벌 1위에 더해 아프리카에 최초 진출한 마이크로모빌리티 업체가 되는 것이다. 라임의 웨인 팅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는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혁신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그곳에 진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지속 가능하고, 저렴한 교통수단을 제공해 거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또 다른 전동 킥보드 업체인 버드도 아프리카 진출에 관심을 나타냈다. 버드의 패트릭 스튜더너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부 사장은 올해 7월 “새로운 교통수단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젊은 인구가 아프리카에 많기 때문에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들의 영토 확장을 지탱하는 것은 밝은 시장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P&S인텔리전스는 2019~2025년을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우려, 도로 혼잡, 공유 서비스를 둘러싼 기술 발전 등이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대륙은 유럽으로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유럽은 일찌감치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안전, 법규 등 논의도 국내보다 앞서 진행됐다. 한국의 ‘킥라니(킥보드와 고라니의 합성어로 인도나 차도에 갑자기 등장하는 킥보드 주행자)’ 같은 현상도 사회 문제화된 지 오래다. 그 결과 프랑스는 올해 10월 전동킥보드에 관련한 새 법규를 발표했다. 장밥티스트 제바리 프랑스 교통부 장관이 발표한 법안에는 △기기당 한 명의 주행자만 허용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주행 중 헤드폰 착용 금지 △지정 지역 외 인도 주행ㆍ주차 금지 등이 담겨있다. 인도 주행 적발 시 벌금은 135유로이며 주행 속도 초과(25km/h)에 관한 벌금은 1500유로에 달한다. 10월 기준 프랑스 파리에서 운행 중인 전동 킥보드는 약 1만5000대가량이다.

주차나 새벽 시간 운행에 관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지고 있다. 파리에서는 인도 주행뿐 아니라 주차도 금지다. 미국 애틀랜타는 전동킥보드 주행으로 올해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뒤 밤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운행 금지를 시행 중이다. 시카고도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운행이 금지된다.

반면 한국은 전동킥보드 운행 규칙은커녕 제대로 된 정의조차 내려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유 전동킥보드를 운영하는 업체별로 안전, 주차 문제에 관한 방책이 다르며 운행 시간도 24시간 운행하는 업체부터 새벽 1시까지 운행하는 업체까지 제 각기다. ‘안전한 주행’이나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 주차’ 등은 순전히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행자의 몫으로 남겨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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