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용퇴…여승주 단독체제로 전환

입력 2019-12-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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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성ㆍ수익성 회복 시급…여승주 사장 과제 산적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왼쪽)과 여승주 사장(오른쪽).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를 결단했다. 2011년 2월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오른 뒤 약 9년여만이다. 한화생명은 여승주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해 체질개선에 나선다.

2일 한화생명은 차남규 부회장·여승주 사장 각자대표이사 체제에서 여승주 사장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차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임기간이 남았음에도 용퇴를 결정한 것은 새로운 환경과 시대는 역량있는 후배 세대들이 맞이해야 한다는 차 부회장의 결단으로 해석된다.

차 부회장은 1979년 한화기계에 입사해 비(非)금융업종에서 경력을 쌓아오다가 2002년 한화그룹이 옛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할 당시 지원부문 총괄전무를 맡아 보험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잠시 한화테크엠 사장을 맡았다가 2009년 6월 한화생명 보험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재합류한 뒤 2011년 2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내리 4연임을 했다. 2017년 11월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재임한 시기 한화생명은 자산 100조 돌파, 수입보험료 15조 원대 달성, 연평균 4300억 원대 당기순이익 달성이라는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차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최근 부진한 한화생명의 실적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생명은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5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천854억 원)의 반토막이 났다.

한화생명은 여승주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여 사장 앞에 놓인 경영환경이 녹록지만은 않다. 우선 2022년 도입이 예정된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영향으로 한화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숙제다.

한화생명은 지난 1946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생명보험사업을 영위해왔다. 이 시기 6.5% 이상 초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을 다수 판매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완연한 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금리 연동형 상품을 늘리고 있으나 과거 너무 많은 상품을 판매한 탓에 아직 초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 비중이 전체의 1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 수준으로 초고금리 상품과 4.2% 이상 금리차가 벌어져 있는 격이다.

올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여 사장은 내년 슬로건으로 ‘새 프레임으로 1등으로 가자(Make New Frame, Go to the no.1)’를 선포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신제도 도입, 정부 규제 등의 어려운 보험환경 속에서 최고 수준의 상품·판매채널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 1등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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