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만났다] ‘불공정 계약 논란’ BJ 덕자 무료 변론 자청한 동갑내기 변호사 3인

입력 2019-11-06 19:07수정 2019-11-07 08:12

유튜브 채널 '로이어프렌즈' 이경민·손병구·박성민 변호사

▲BJ 덕자의 무료 변론을 맡은 로이어프렌즈의 이경민, 손병구, 박성민 변호사(왼쪽부터). 이들은 35세 동갑내기 친구다. (신태현 기자 holjjak@)

“BJ 덕자와 MCN(다중채널네트워크)의 계약서를 다른 계약과 비교해 봤는데, BJ 덕자의 계약은 좀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보였죠. 우리가 이번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다면, 다른 유튜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은 마음에 무료 변론을 맡겠다고 나섰죠.”

개인방송 BJ나 유튜버 등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도 생겼다. 연예기획사와 소속 연예인의 관계처럼 크리에이터 관리와 활동을 지원하는 MCN은 최근 그 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면 파열음도 생기기 마련이다. 연예인과 기획사가 계약 문제로 법정공방을 하는 것처럼 크리에이터와 MCN 간에도 크고 작은 분쟁이 일어났다. 얼마전 BJ 덕자가 ACCA에이전시와 불거진 '불공정 계약' 논란이 대표적이다. ACCA에이전시는 역시 같은 BJ인 턱형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곳이다. 크리에이터와 MCN이 불공정 계약 문제로 세간에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J업계에서 조용히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이 대중에게 큰 화제가 된 이유는 ‘로이어프렌즈’라는 변호사 유튜버 채널 때문이다. 로이어프렌즈로 활동하는 이경민·손병구·박성민 변호사는 덕자의 어려운 상황을 듣고 무료로 변론을 자청했고, 이는 금세 화제가 됐다. 이후 다른 변호사들도 덕자를 돕겠다고 나서면서 그 수는 9명으로 늘어났다.

기자는 무료 변론에 나선 로이어프렌즈의 동갑내기 변호사 세 명을 만났다. 논란이 된 크리에이터와 MCN 간의 계약 문제를 짚어보고, 이들이 무료 변론을 나선 이유도 물었다.

▲BJ덕자가 '마지막 영상'이란 이름의 영상에서 유튜브 구독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채널 '덕자전성시대' 캡처)

◇덕자 계약 공정치 않아…"계약 무효된 연예인 판례 있다"

BJ 덕자와 ACCA에이전시 간 공개된 계약 내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수익 분배다. 더불어 덕자가 지급한 영상 편집자 월급, 채널 소유권도 논란이 됐다. BJ 덕자는 ACCA에이전시와 수익금을 5대 5로 분배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와 MCN 간 수익 분배는 간혹 6대 4의 계약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7대 3이나 8대 2로 계약한다. 또한 영상 편집자의 월급도 MCN이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며, 유튜브 채널을 MCN에 귀속시키는 일도 없다.

“같은 유튜버라서 신경이 쓰였어요. BJ 덕자의 계약을 살펴보니, 채널과 콘텐츠가 회사에 귀속되는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만일 회사의 지원이 많았다면, 크리에이터와 MCN의 수익 분배를 5대 5로 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회사 지원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 역시 과도한 계약 조건이라고 봅니다."

로이어프렌즈 세 변호사는 유튜브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크리에이터와 MCN 간 불공정 계약 문제는 언젠가 한 번 터질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는 새롭게 생겨난 직종인 만큼, 관련한 판례가 없는 실정이다. 로이어프렌즈는 연예인들의 전속 계약을 들면서 이런 계약을 참고한다면, 판례가 없어도 재판부가 충분히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현저히 공정성을 잃은 계약이라는 판례가 유튜브 쪽엔 없습니다. 다만 연예인들 전속 계약과 비슷한데 거기서는 무효가 된 판례가 있어요. 다른 크리에이터와 MCN의 계약 내용과 비교한 뒤, 불공정한 내용이 있다고 재판부에 읍소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금 공개할 수 없는 내용 중에 논란이 될 법한 조항이 많기 때문에 재판에서 맞붙어 볼 지점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크리에이터와 MCN 간 동등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덕자코인? "인지도 때문에 맡은 것 아냐"

연예인의 경우 연기자, 가수, 극단 등 세분돼 있지만, 유튜버는 표준 계약서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로이어프렌즈는 이번 BJ 덕자 사례를 들어 유튜버들에게 MCN과 계약 전 주의해야 할 점을 조언했다.

“나중에 수익 분배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게 좋습니다. 구독자 수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 낸다면, 그때 크리에이터에게 더 많은 수익을 분배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죠. 또 회사가 크리에이터에 무엇을 지원해 줄 것인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기할 필요도 있습니다.”

MCN 업계는 통상적으로 구독자 10만 명 전후를 보유한 유튜버에게 전속 계약을 제안한다. 이때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능하면 변호사를 통해 검토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덕자를 무료 변론하면서 인지도를 올리려는 것 아니냐, 유튜브를 더 키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로이어프렌즈 측은 “그럴 일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본업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박성민 변호사는 하반신 마비 장애를 딛고 대학병원 전문의 생활을 하다 변호사로 전직, 화제가 된 인물이다. 이경민·손병구 변호사 역시 형사전문 변호사로 법조계에서 인지도가 높다.

“‘덕자코인’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해 저희 같은 전문가가 의견을 밝힐 필요성이 있다면 그렇게 하려는 게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입니다. 이번 사태처럼 말이죠. 사실 우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적자에요. 한 달 편집비만 250만 원 드는 데 광고 수익은 그렇게 나오지 않거든요. 다시 말해, 돈 보고 시작한 일은 아니라는 거죠.”

마지막으로 로이어프렌즈는 BJ 덕자의 팬들에게 시간을 두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이 일이 터지고 BJ 덕자의 팬들이 우리 유튜브에 찾아와 댓글을 많이 남겼어요. 덕자를 도와달라고 말이죠. 팬들이나 유튜브 구독자들은 빠른 해결을 원하지만, 법조계는 진행이 더딥니다. 진행하는 도중에 새로운 사실이 나오면 바로 알려드릴 테니, 조금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J 덕자도 많이 안정을 찾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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